출발은 엇갈렸지만 다시 만난 이제는 직진···도영이 친구 윤도현, 드디어 1군 선발 데뷔한다

2024-09-23

윤도현(21·KIA)은 2022년 KIA에 입단했다. 김도영이 화제 속에 1차지명 신인으로 입단한 그해, 윤도현도 2차 2라운드 상위 지명돼 입단했다. 고교생임에도 유명세와 지명도는 김도영이 훨씬 높았지만 동기생인데다 똘똘한 내야수라 김도영과 윤도현은 계속 묶일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윤도현은 부상을 많이 당했다. 입단하자마자 시범경기에서 수비를 하다 손등을 밟혀 골절상을 입으면서 안타까운 부상의 역사가 시작됐다. 윤도현은 데뷔 이후 1군에서는 지난해 5월28일 LG전, 대수비로 나가 딱 한 타석밖에 서지 못했다.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윤도현은 큰 기대를 모았다. 연습경기에서 맹타를 휘둘러 상대 감독들의 눈을 휘둥그레 만들었다. 이범호 감독 체제에서 새 출발하는 KIA의 가장 큰 다크호스로 꼽혔다. 그러나 캠프가 거의 끝나갈 무렵 부상을 당했다. 연습경기 선발라인업에 포함돼 있던 윤도현은 경기 직전 옆구리 통증에 제외됐고 그 뒤 시범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그 뒤 2군 경기에 나갔지만 4월 헤드퍼스트슬라이딩을 하다 왼쪽 중수골이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다.

올해 스프링캠프만 해도 윤도현의 동기생, 김도영도 ‘유망주’였다. 유망주 치고 굉장히 유명하고 2년 간 능력치는 보여줘 기대를 많이 받았지만 1군 풀타임을 뛰어본 적이 없는 어린 타자였다. 그러나 시즌을 치르면서 김도영은 수많은 기록에 최연소 및 최소경기 30홈런-30도루까지 달성해버린, 엄청난 타자로 올라섰다.

김도영이 국내 타자 최초의 40홈런-40도루에 홈런 3개, 도루 1개만을 남겨둔 지금, 윤도현이 1군에 왔다. 윤도현은 지난 21일 1군 엔트리에 올시즌 처음으로 등록됐다. 6경기밖에 남지 않은 짧은 시간이지만, 올시즌 전 스프링캠프 MVP로 뽑힐 만큼 기대를 모았던 윤도현이 부상이 아니었다면 어떤 모습을 보여주었을지, KIA의 라인업은 또 어떻게 달라질 수 있었을지 보여줄 수 있는 기회다.

윤도현은 22일에는 2번 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1번 타자는 김도영, 두 동기생이 테이블세터를 맡는다. 둘이 앞뒤에서 밀고 끌어주라는 의미의 상징적인 라인업이다. 재능이 뛰어난 윤도현의 잦은 부상은 그동안 그 과정과 선수의 노력을 지켜봐온 KIA 코치진에게도 아픈 손가락이었다. 윤도현이 1군 첫 선발 출전 경기에서 김도영 바로 뒤에 뛰게 한 데는, 조금 늦게 출발하게 된 윤도현이 앞 타석 친구를 보며 큰 자극제로 삼고 무럭무럭 성장해주기를 바라는 코치진의 마음이 담겨 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일부러 김도영 뒤에 윤도현을 배치했다. 서로 자극 받기 바란다. 도영이도 뒤에 친구가 있으면 힘이 날 것이고, 도현이도 도영이에게서 자극을 받으면 좋겠다. 서로 시너지 효과가 생겨야 한다. 우리 팀 미래에 굉장히 중요한 선수들”이라고 설명했다.

40홈런-40도루라는 거대 기록에 도전 중인 김도영은 올시즌 3번 타자로 뛰어왔으나 지난 19일 두산전부터 1번타자로 이동했다. 40홈런을 칠 수 있도록 타석에 설 기회를 더 늘려주기 위함이다. 이후 윤도현이 1군에 등록된 뒤로는 윤도현이 3루수, 김도영이 지명타자로 바뀌었다. 수비 부담도 줄여주기 위함이다. 그 몫을 친구 윤도현이 가져갔다.

윤도현이 손등을 다쳐 긴 재활로 들어갔던 2022년 3월14일 삼성과 시범경기 그날 이후, 김도영과 윤도현이 한 경기에 함께 출전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정규시즌 경기로 좁히면 둘은 데뷔후 한 경기도 같이 나선 적이 없다. 윤도현이 대수비로 딱 한 경기 나갔던 지난해 그날에는 김도영이 부상으로 1군에 없었기 때문이다.

윤도현이 1군에 온 21일과 22일 경기가 모두 비로 취소돼 둘은 아직도 같이 뛰지 못했다. 23일 삼성전부터 김도영과 윤도현의 동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남은 경기에서 윤도현은 부상으로 올해 보여주지 못한 가능성을 보여주며, 친구의 대기록에 큰 힘을 불어넣어줄 수 있는 아주 중대한 기회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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