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트럼프 '관세 폭탄'에 5대 그룹 머리 맞댔다

2025-02-13

해외 대관 고위 임원 모여 정례 모임

국내 연구원·경제단체도 측면 지원

탄핵정국 속 민간분야에서 활로 모색

재계, 민간 사절단 워싱턴으로 파견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삼성·SK·현대자동차·LG·포스코 등 국내 5대 그룹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관세 폭탄이 철강·알루미늄을 넘어 반도체·자동차·의약품 분야로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활로 찾기에 나선 모습이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5대 그룹 해외 대관을 담당하는 고위 임원들은 최근 정례 모임을 갖기 시작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위협이 본격화되면서 부터다. 이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을 비롯한 정부 동향을 파악하고 산업계 목소리를 하나로 모은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 한국개발연구원(KDI)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산업연구원 등 국내 싱크탱크 조직이나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등 경제단체, 경제단체 산하 연구원 인사를 초청,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경제단체나 연구원에서는 상근부회장이나 연구원장들이 모임에 참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탄핵정국이 길어지면서 산업계 자체적으로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로 산업계는 교류 사절단을 미국으로 파견, 만간 경제외교관을 자처하고 있다. 대한상의는 오는 19일 '대미 통상 아웃리치(교류) 사절단'을 미국 워싱턴DC로 파견한다. 최태원 회장을 비롯해 20대 그룹 최고경영자(CEO)들이 사절단으로 나선다. 이들은 미국 정부 주요 인사와 상하원 인사를 두루 만나 관세부과 정책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한경협도 지난해 12월 워싱턴DC에서 열린 '제35차 한미재계회의 총회'에서 4대 그룹을 포함한 역대 최대 규모의 민간사절단을 파견한 바 있다. 이들은 미국 상하원 의원들과 싱크탱크 조직을 만나 한국 기업의 미국 경제 기여도를 강조하고 한국이 미국 첨단산업 공급망의 핵심 파트너임을 각인시켰다.

무역협회도 윤진식 회장을 단장으로 내달 방미 대표단을 파견한다. 이들은 국내 기업들이 많이 진출해 있는 애리조나·텍사스·테니시주 등 주 정부와 의원들을 만나 기업에 좀 더 기업에 밀착된 실질적인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이 연일 쏟아지면서 국내 산업계는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철강과 알루미늄에 일률적으로 25% 관세 부과를 결정한 데 이어 반도체, 자동차, 의약품 분야에도 고관세를 예고한 상황이다. 이 품목들은 모두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으로 국내 기업들은 직격탄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품목별로 관세를 부과하는 '타켓관세'와 더불어 오는 4월 이후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보편관세'까지 적용될 경우 국내 기업들의 피해는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중국·캐나다·멕시코에 25%p의 관세를 부과하고 추가 10%p의 보편관세를 부과할 경우 132억 달러(약 19조원)의 수출액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양지원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보편관세 부과가 현실화되기 전 대미 아웃리치 활동을 확대하는 등 민관 합동의 외교적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 정·재계 인사와 면담을 적극 추진하는 등 현지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한국의 대미 경제 기여도를 홍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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