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산업AI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

2025-10-16

한국은 기술 변화에 매우 민감하다. 오픈AI의 챗GPT 서비스가 출시된 이후 GPU 서버 사용에 대한 문의가 가장 많은 나라가 한국이라고 싱가포르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 아시아태평양 총괄이 이야기한 적 있다.

어느덧 외산 클라우드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80%에 육박했고, 글로벌 빅테크의 기술과 자본에 기반한 대형언어모델(LLM) 기반 지식 검색 서비스가 시장 점유율을 올리는 중이다.

인공지능(AI) 하드웨어에 있어서는 HBM으로 대변되는 GPU용 반도체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고 있고 전선과 변압기 등이 데이터센터 인프라와 함께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부가가치 많은 AI 소프트웨어(SW) 서비스 분야에서는 큰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정부와 민간이 AI에 관련 데이터바우처, 기술개발사업, 인재양성에 막대한 자본과 노력을 투자하고 있는데 성과가 나오고 있지 않는 것일까, AI 서비스 분야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AI 반도체 같은 산업에서도 엔비디아와 TSMC와 같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답을 찾아야 한다.

AI와 같은 새로운 산업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신사업이 기반하는 산업과 확장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큰 시장 △충분한 인재 확보 △신사업에 투자하는 모험자본 등의 조건이 있다.

한국의 AI기반 서비스가 글로벌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 우선 국내의 인터넷 서비스 시장은 미국, 중국과 유럽연합(EU)에 비해서 5~10배 가까이 적다. 이런 서비스 상황에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10배 이상 규모가 차이나는 기업과 경쟁이 필요하다. 이어 한국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중 대표적인 인구 절벽 국가지만 외국 인재가 들어와서 정주하고 섞이기 어려운 환경을 갖고 있다. 또 국내 자본과 투자 시장에서 인수합병(M&A)가 활성화 되지 않아 모험자본의 투자가 안정한 투자처를 선호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국이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발굴해 협업을 통한 성장 및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한 육성이 필요하다. 미국은 SW 인프라에 강하고, 중국은 컴퓨터 비전 분야, 유럽연합(EU)은 AI의 안전성, 대만이 비메모리 반도체,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등에서 강점이 있다.

특히 각 전문분야의 지식이 필요한 경우 하나의 기반모델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그 분야의 전문성이 AI 모델에 잘 담기는 오랜 개발의 기간을 거쳐서 고객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게된다.

필자는 그런 분야 중 대표적인 분야가 제조AI라고 생각한다. 제조는 연속, 조립, 물류 등 많은 분야를 아우르는 큰 분야이지만 자동차, 반도체, 조선, 철강, 석유화학, 소재 등 많은 분야에서 한국의 기업들은 생산을 최적화하고 공정을 저장해 문제를 해결한 경험이 있다. 이런 경험은 제조AI를 학습할 수 있는 중요한 자산이다.

AI에 있어서 글로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는 막연한 희망보다는, 주요 제조 선진국의 견제를 뚫고 제조업을 통해서 선진국 반열에 들어간 것을 거울삼아 제조AI 분야에서라도 절실한 마음으로 치밀한 전략을 실행할 때다.

최재식 인이지 대표이사·KAIST 교수 jaesik.choi@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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