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시대가 오기 전, 정보기술(IT)의 꽃은 전사자원관리(ERP)였다. 기대하는 비용효과율에 따라 거대한 자본을 투하했다. 투자의 목적물은 도입 전과 확연이 다른 전사적 업무의 효율화였다. 효율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조직 자체가 변해야 했다. 국제 표준에 맞도록 업무가 창조적 개혁을 했어야 했다. 국제 표준을 따를 수 없다는 완강한 고집을 피우는 업무에 대해서는 국제 표준의 ERP는 양보를 했다. 현실과 현장 여건에 맞도록 허용했다. 이 부분 때문에 결국 막대한 자본이 투입된 ERP는 성공을 볼 수 없었다. 항상 뭔가 부족한 면이 있었다. 국제 표준이 아닌 현장 여건을 감안해 만든 변경된(커스터마이징) ERP는 영원히 본래의 역량을 펼칠 수 없었다.
삼성전자가 국제적 기업으로 뜰 때쯤 삼성전자 관계자에게 물어 봤다. 삼성전자가 세계적으로 뜨게 된 원인이 뭡니까? 명쾌한 답변이 나온다. '사입에 사가 끼지 않습니다'라고 한다. 매입을 할 때 어떤 청탁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외주 업체를 선정할 때 어떤 내부 청탁이나 압력도 거절한다. 가장 경쟁적인 업체를 객관적으로 선정하는 것이다. 이 업체는 국제 표준을 따르지 못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최고경영자가 조직을 장악하고 강력한 생사 결단의 결의와 의지로 표준화를 달성해야 한다.
AI 시대는 넥스트 IT 시대가 열리는 것과 같다. 기존 IT는 있는 데이터 가지고 필요한 목적물을 제공한다. 한계가 있다. IT는 업무 효율화에 기여 했다. IT 시대에서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었던 세계 구리 값의 예측, 6개월 후 환율 예측, 공급망 문제 및 안전사고 예측 등을 IT 시대보다 더 현실감 있게 제공한다. 수출기업의 바램은 거래물량 증대, 단가 인상, 신규 지역 및 고객 확보, 신상품 발굴, 원가 절감 등이다. 이러한 현장 요구 분야를 AI는 필요로 하는 비즈니스 맨에게 조언해 줄수 있다. IT의 한계는 명확하다. 데이터로 잡아 놓지 않은 분야는 사용자에게 도움을 줄 수 없었다. 반면 AI는 이런 한계를 뛰어 넘어 사용자에게 제공한다. 지금까지 비축한 지식과 사물간의 연관성 분석과 확률 등으로 극복하고 있다. 모든 사물의 흐름(트렌드)을 추출할 수 있다. AI는 업무의 효과화에 기여하는 것이다.
기업에서 AI 도입은 ERP 도입 비용에 비해 10분의 1 이하일 것이다. 투자 규모 때문에 도입을 주저하는 기업은 없을 것이다. 단지 기회비용 때문에 주저하게 된다. AI를 도입하는 기관은 지속발전가능성의 기회를 잡을 것이다. 문제는 AI를 도입하는 기업에 당사자들의 교육과 수용(adoption) 태세에 달렸다. 임계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내부 대비 수준은 AI 도입을 실패로 마감할 수 있다. 실패하는 조직의 조직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는 '(특수성이 있는)우리 회사에는 AI가 안 맞는다'이다. 변화를 싫어하는 대다수의 조직원들은 조직적으로 반발한다. AI가 조직의 경영에 적합하지 않음을 역설하기도 한다. 이러한 실패 스토리를 사전에 말끔히 정리해야 한다.
AI 기술은 크게 양분할 수 있다. 한 면은 업무에 효과화이고, 다른 면은 효율화이다. 효율적인 기술은 개별로 활용가능하나, 효과적인 기술은 조직 단위로 활용해야 한다. 사전 준비가 철저하게 갖춰져야 한다. AI를 도입하려는 조직은 내부 저항에 맞서 이겨내야 한다. 최고경영자의 투혼이 필요한 곳이다. 지도력을 요구한다.
모델은 메카니즘을 가시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모델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구성원의 공론화와 조직차원에서 합의하는 결정체이다. 효율화를 돕는 AI를 우선 도입하여 사용자의 수용성을 높여 나가면서 점차 효과성을 돕는 AI로 이전해 나가는 전략을 모델에 삽입할 수 있다. 각 부서의 AI 활용을 촉진하고, 직원들이 AI 기술을 업무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 및 협력 환경을 조성한다. 이는 조직 전체의 디지털 전환 역량을 강화해야한다. 조직 내 AI 문화를 확산하는 것이다.
최고경영자는 조직원에게 AI 활용 전략 및 로드맵, 수용 모델을 제시 한다. 조직의 비전과 목표에 부합하는 장기적인 AI 전략을 수립하고, 구체적인 실행 로드맵을 제시한다. 과거 정보전략기획(ISP)을 AI 수용 모델로 업그레이드 한다. 이는 AI 기술이 단순히 여러 부서에 산발적으로 적용되는 것을 막고, 조직 전체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데 기여 하도록 한다.
바람직한 AI 기술 도입 전략은 조직의 비즈니스 목표와 연계돼야 한다. 먼저, 조직 내에서 AI 기술이 가장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핵심 비즈니스 영역을 식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부 자원(기술 역량, 데이터)과 외부 파트너십(솔루션 제공업체, 연구 기관)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단계적인 도입 로드맵을 수립해야 한다. 초기에는 소규모 프로젝트로 시작하여 성공 사례를 만들고 점진적으로 확장하는 파일럿 프로젝트 접근법이 유용하다. AISP(AI수용전략기획)의 구성요소들이다.
여호영 지아이에스 대표 yeohy_gi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