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경찰과 대통령경호처로부터 합동 경호를 받고 있는 가운데 4일 양측 경호인력간 몸싸움이 벌어지는 소동이 빚어졌다.
4일 이 대통령 취임선서 행사가 열린 서울 여의도 국회 중앙홀(로텐더홀)에서 경호처 소속 경호원이 행사장에 진입하려고 하자 이를 경찰 소속 경호원이 몸으로 막아섰다.
이 대통령 내외가 중앙홀에 입장해 대기 중인 의원 등과 악수를 하는 순간 뒤에 있던 경호인력간 몸싸움이 일어난 것이다. 두 사람은 서로를 노려보며 한 차례 더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대통령 경호인력끼리 다툼을 벌이는 이례적 장면은 대선후보 시절 운용되던 전담 경찰경호대가 이 대통령에 대한 기존 경호 활동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비롯됐다.
대선후보는 선거운동 기간 경찰 경호를 받지만,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경찰 경호팀은 해체되고 경호처로 경호 업무가 인계된다. 그러나 경찰청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대선후보 시 운용되던 전담 경찰경호대가 기존 경호 활동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합동 경호에는 기존 경호처 수뇌부에 대한 이 대통령의 불신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는 데 관여한 인사들이 경호처 내에 일부 남아 있는 만큼 이들에 대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이 대통령은 이날 경호처가 제공하는 방탄 차량을 이용했고 경호처의 호위를 받았다. 이 대통령의 의구심이 해소되기 전까지 당분간 경찰과 경호처가 함께 그를 근접 경호하는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