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식은 달라도 목표는 하나…국내 철강사, 미국 관세 벽 뚫는다

2025-11-02

현대제철,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로 북미 직접 공략

포스코홀딩스, 클리블랜드 클리프스와 손잡고 지분 투자·생산 협력 본격화

[미디어펜=이용현 기자]국내 철강사들이 미국의 고율 관세 장벽을 넘기 위해 ‘현지화’ 전략에 속속 나서고 있다. 현대제철이 루이지애나주에 전기로 제철소를 신설하는 데 이어, 포스코홀딩스가 미국 최대 철강사 중 하나인 클리블랜드 클리프스(Cleveland-Cliffs)와 손잡고 미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두 기업은 서로 다른 방식을 택했지만 모두 미국 내 생산 물량을 확보해 관세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같은 목표를 향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최근 클리블랜드 클리프스와 전략적 파트너십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사는 미국 내 철강 제품의 생산·공급 확대를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며 포스코는 전략적 투자 차원에서 상당한 지분 확보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MOU를 통해 포스코는 미국 내 기존 고객 기반을 확대하고 미국의 무역 및 원산지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클리블랜드 클리프스는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 본사를 둔 자동차 강판 전문 철강사로 US스틸보다 연간 조강 생산량 150만 톤 이상을 앞선 현지 2위 기업이다.

철광석 채굴부터 제강·압연까지 일원화된 체계를 갖춘 이 회사는 고부가가치 자동차 강판 공급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 포스코가 클리블랜드 클리프스 지분을 확보할 경우 관세 부담 없이 미국 내에서 곧바로 제품을 생산·판매할 수 있는 구조를 확보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포스코의 이번 행보를 ‘미국 관세 회피와 시장 점유율 확대를 동시에 겨냥한 전략적 선택’으로 보고 있다. 일본제철이 과거 US스틸 지분을 인수하며 관세 리스크를 줄인 것과 유사한 접근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아울러 앞서 현대제철의 경우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전기로 제철소 설립 목표를 제시했다. 연간 270만 톤 규모의 자동차 강판 중심 생산시설로 오는 2029년 상업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내 고부가가치 자동차 강판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현지 완성차 업체에 안정적으로 소재를 공급하고 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전략적 투자다. 특히 현대차그룹의 북미 전기차 공장과 연계해 공급망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대제철은 이번 프로젝트를 단순한 해외 진출이 아닌 ‘친환경 전환’과 ‘현지 공급망 강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미래형 전략으로 보고 있다. 신규 제철소는 전기로 기반의 저탄소 공정으로 설계되며, 재활용 철스크랩 활용 비율을 높여 탄소 배출을 대폭 줄이는 것이 목표다.

이는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산업정책 기조와도 맞물리며 향후 글로벌 자동차사들과의 협업 확대 가능성도 높다.

결국 업계에서는 현대제철의 ‘직접 건설’과 포스코홀딩스의 ‘지분 투자’가 서로 다른 접근이지만, 본질적으로는 모두 ‘미국 내 생산 비중 확대’를 통한 시장 안착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이 국내 철강재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단순 수출 구조로는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현대제철과 포스코홀딩스의 움직임은 단순히 관세를 회피하기 위한 방어적 행보를 넘어, 세계 최대 철강 소비국인 미국 내에서 공급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장기 포석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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