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공지능(AI) 모델인 코파일럿의 차세대 버전을 개발하기 위해 구글 딥마인드의 주요 연구원 3명을 영입했다. 거대기술기업(빅테크)들이 AI 사업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막대한 투자에 나서는 가운데 핵심 인재를 둘러싼 영입 경쟁도 뜨거워지는 분위기다.
4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MS의 AI 부문을 책임지고 있는 무스타파 슐레이만 부사장은 딥마인드 연구원인 마르코 타그리아사치, 잘란 보르소스, 마티아스 민더러 등 3명을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딥마인드 공동 창업자 출신인 슐레이만 부사장이 자신의 친정에서 핵심 인재를 빼내간 셈이다. 딥마인드는 현재 알파벳(구글 모회사) 산하에서 AI를 연구하고 있다. 슐레이만 부사장은 지난해 노벨 화학상 수상자인 데미스 허사비스 등과 함께 2010년 딥마인드를 창업한 멤버로 2014년 딥마인드가 구글에 인수된 뒤 구글에 남아 있다가 2022년 퇴사했다. 이후 AI 스타트업 인플렉션을 공동 창업했다가 지난해 3월 MS에 영입됐다.
영입된 인재 중 타그리아사치와 보르소스는 구글 AI 리서치툴 ‘노트북LM’의 일부인 ‘오디오 오버뷰’ 개발에 관여한 인물로 알려졌다. 이는 사용자가 텍스트를 입력하면 대화형 팟캐스트 형태의 음성으로 변환해주는 기능이다. 딥마인드의 차세대 AI 에이전트(비서) ‘아스트라’를 개발히는 업무도 맡았다. 민더러도 딥마인드에서 굵직한 업무들을 맡았던 연구원으로 전해지며 MS에서 AI 모델 이미지 분석 능력 개발을 담당할 예정이다.
MS의 이번 인재 영입은 차세대 AI 모델 개발을 위한 포석이다. MS에서는 현재 항공권 예약이나 일정 관리 등이 가능한 대화형 AI 에이전트를 개발 중으로 이번에 영입된 3명 연구원이 해당 업무에 필수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레이만 부사장은 자신의 링크드인 계정에 “이들은 최고의 연구진이며 (이 팀은) MS AI 연구의 거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빅테크들은 AI에 막대한 자본을 쏟아부으면서 관련 인재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구글 역시 지난해 9월 퇴사했던 ‘천재’ 직원 노엄 샤지르를 재고용하기 위해 27억 달러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의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 역시 딥마인드 일부 연구원에게 개인적으로 e메일을 보내 영입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알리바바 등 중국 기술 기업들도 높은 급여 조건 등을 앞세워 미국 실리콘밸리 인재들을 확보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AI 인력 몸값에 거품이 많다고 지적하지만 기업 입장에는 스타 연구원들의 성과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FT는 “AI 에이전트 구축을 위해 기업들의 인재 쟁탈전이 치열한 경쟁으로 치닫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