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환장 기안장’, ‘대환장 석진장’ ‘대환장 예은장’도 된다

2025-04-15

그야말로 ‘대환장’이다. 단순히 기안84가 만든 기상천외한 숙소인지 알았는데, 뚜껑을 열고 보니 그 어려운 숙소를 만든 기안84가 결심이 흔들린다. 그 사이를 비집고 직원인 방탄소년단 진이 진정한 리더로 거듭나고, 다른 직원인 지예은은 울기도 한다.

지난 8일 공개된 넷플릭스의 예능 ‘대환장 기안장’은 한국 버라이어티의 작법이 세계적으로 통할 수 있다는 또 다른 선례를 남기기 시작했다. 글로벌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 집계에서 ‘대환장 기안장’은 8일 대한민국 톱10 시리즈 부문 3위로 출발해, 공개 4일 만인 지난 12일 1위에 올랐다.

다분히 한국적인 소재에 한국에서 이름을 알린 기안84가 출연했지만, ‘대환장 기안장’에 대한 관심은 국제적으로도 뻗어있다. 15일 오전 서울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실황은 전 세계 매체들에게 온라인으로 중계됐으며, 필리핀에서는 프로그램의 팬들이 대관 신청을 해 단체관람에 나서기도 했다.

이러한 열기는 분명 세계적인 팬덤이 있는 그룹 방탄소년단의 멤버 진(김석진)의 존재 때문일 수도 있다. 실제 이 프로그램은 그의 전역 후 첫 출연 예능이기도 했다. 하지만 진을 보고 들어왔던 글로벌 시청자들이 독특한 서사와 형식에 재미를 느끼는 방향으로 옮아가고 있다.

뚜껑을 연 ‘대환장 기안장’은 ‘대환장 석진장’이기도, ‘대환장 예은장’이기도 했다. 뚜렷한 캐릭터의 세 사람은 서로 관계를 역전하기도 하고, 부딪치고 화합하며 색다른 그림을 그려나갔다. 또한 이날 행사를 통해 앞으로 그려갈 새로운 그림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기안84는 이 자리에서 참여 계기에 대해 “PD님이 ‘효리네 민박’을 연출하셨다는 말씀을 듣고, 우리는 조금 달라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며 “예전부터 생각한 것이 숙박어체는 편하게 쉬다가니까 최대한 불편하게 만들어보면 여러가지가 나오고 낭만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집이 안 그려지다 마감에 쫓기듯 만들었는데 실제 만들어질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진 역시 “과거에 시상식에 참석해도, 친구가 없어 주변에 네다섯 명 정도 연락이 오는데 이번에는 10명 넘게 ‘기안장’을 봤다고 연락이 왔다. 너무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예은은 “‘효리네 민박’을 생각하고, 너무 프로그램의 팬이었지만 캐리어를 끌고 간 곳에서 충격에 빠졌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

현장의 ‘대환장’ 기운은 기자간담회에도 연결됐다. 기안84는 “직원분들이 오셔서 편하게 쉬는 꼴을 보기 싫었다. 버릇이 나빠질 것 같았다”고 말해 진과 지예은의 원성을 사기도 했고, 진이 고용주인 기안84에게 “사장님이 별로 일을 안 했다. 그래서 사장님이 조금 더 힘들었으면 좋겠다”고 하자 기안84가 해명에 진땀을 빼기도 했다.

지예은은 “뭍으로 가고 싶고, 숙소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 배로 손님들을 실어나르며 일부러 몇 바퀴를 배회하기도 했다”고 고백했고, 진은 “초반에 산 삼겹살이 너무 많이 남아, 짜장면에다 고기 대신 넣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세 명은 결국 “서로밖에 없다”며 끈끈한 우애도 과시했다.

관계 역전의 재미도 보였다. 모든 설계와 지시를 하는 것이 기안84였지만, 막상 손님들의 현실적인 불편이 이어지자 약해지기 시작했다. 기안84는 “이튿날인가 너무 서러워서 울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석진(진)이가 많은 도움을 줬다. 정신적 지주로 흔들리지 않게 해줬다”며 “석진은 비가 오는 날도 끝까지 외부 침상에서 매달려 자는 등 ‘월드스타’다운 책임감을 보였다”고 말했다.

진은 이에 대해 “힘이 들었지만, 강한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다. 바꾸자고 해서 하면 ‘기안식’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런 식의 예능은 충분히 많고, 편하면 ‘기안식’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단, 안전에 있어서는 타협하고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기안84 의외의 좌절과 의외로 강한 진의 모습 그리고 시종일관 혼돈에 빠져있다 조금씩 살아나는 지예은의 모습은 기기묘묘한 기안장의 모습과 함께 프로그램을 보는 재미가 됐다. 정효민PD는 “넷플릭스 콘텐츠를 하면서 글로벌을 신경 쓰지 않기 쉽지 않지만, 부담을 덜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넷플릭스에서도 예능에서는 이례적으로 각 나라 언어로 더빙도 지원해주셨다”고 밝혔다.

단순히 ‘BTS’ 진이 나오는 한국 넷플릭스 예능이 될지, BTS 진‘도’ 나오는 넷플릭스 예능이 될지. 그 분수령이 될 4~6회 분량은 15일 오후부터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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