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랏말싸미] '왠일'과 '웬일'

2025-10-30

일상 대화 속에서 자주 쓰이는 표현 중 하나가 “왠일이야?” 혹은 “왠일로 연락했어?”와 같은 말이다.

그러나 표준국어대사전과 국립국어원의 맞춤법 기준에 따르면 이 표현은 대부분 잘못 쓰이고 있다.

정확한 표현은 ‘왠일’이 아니라 ‘웬일’이다.

‘왠일’이라는 표현은 흔히 눈에 띄지만, 이는 표준어가 아니다.

‘왠’은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인정되지 않는 잘못된 결합으로,

‘왜인지’의 준말인 부사 ‘왠지’에서 파생된 형태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때 사용해야 할 표현은 관형사 ‘웬’이다.

‘웬’은 “무슨, 어찌 된”이라는 의미를 가진 관형사다.

따라서 ‘웬일’은 “무슨 일?”, “어찌 된 일?”이라는 뜻으로,

예상 밖의 상황이나 낯선 사건, 이상한 느낌을 표현할 때 사용된다.

예를 들어 다음 문장은 올바른 표현이다.

“웬일이야, 네가 다 전화를 하고.”

“오늘따라 웬일인지 분위기가 조용하네.”

“그 사람이 이 시간에 오다니, 웬일이지?”

반대로 아래와 같은 표현은 잘못된 형태다.

“왠일이야, 네가 다 전화를 하고.” ❌

“오늘따라 왠일인지 분위기가 조용하네.” ❌

이러한 오류는 **‘왠지’**라는 부사와 혼동되기 때문에 발생한다.

‘왠지’는 ‘왜인지’의 준말로, 막연한 이유나 감정, 직감 등을 표현할 때 사용한다.

예:

“왠지 기분이 나쁘다.”

“왠지 오늘은 일이 잘 풀릴 것 같다.”

이때의 ‘왠지’는 부사로 쓰이며, 명사를 수식할 수 없기 때문에 ‘왠일’처럼 뒤에 명사가 오면 문법적으로 어긋난다.

‘왠’은 단독으로도, 명사 앞에 쓰는 것도 모두 표준어로 인정되지 않는다.

다음은 사전적 정의다.

● 웬

[관형사] 어찌 된. 또는 어쩐.

예: 웬일로 이렇게 일찍 왔어? / 웬 사람이 이렇게 늦게 찾아왔지?

● 왠

(등재되어 있지 않음. 비표준 표현이며, 일반적으로 ‘왜인지’의 준말로 구어에서만 쓰임)

● 왠지

[부사] ‘왜인지’의 준말.

예: 왠지 오늘 따라 기분이 꺼림칙하다.

표현의 겉모양은 비슷하지만, 쓰임과 문법적 구조는 분명히 다르다.

‘웬일’은 정확한 맞춤법이자 표준어이며,

‘왠일’은 음성언어의 영향을 받아 잘못 쓰인 형태다.

따라서 문장 속에서 ‘무슨 일’ 혹은 ‘어찌 된 일’을 의미하고자 할 때는

항상 ‘웬일’이라고 써야 문법적으로도, 의미상으로도 정확한 표현이 된다.[자료참고: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전국매일신문] 이현정기자

hj_lee@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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