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국감] 복지부, '나 홀로' 고집에…5년간 국민 혈액 2억cc 폐기

2025-10-22

WHO, '간 수치 검사' 선별 검사서 제외

복지부, 국회 지적에도 선별 기준 유지

5년간 낭비된 검사비 3억1000만원 달해

김선민 의원 "간 수치 검사 폐지 결정해야"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최근 5년간 국민의 소중한 헌혈로 모인 혈액 약 2억cc 분량이 폐기된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와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 동안 페기된 혈액은 59만3453 유닛이다.

1유닛은 보통 320~400cc의 혈액에 해당된다. 1유닛을 350cc로 가정하면 5년 동안 폐기된 혈액량은 약 2억cc에 달한다.

폐기된 혈액 중 32.2%인 19만 유닛(약 6684만cc)은 국제기구인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권고하지 않는 ALT(간 수치) 검사 결과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ALT 검사는 990년 수혈로 인한 B형·C형 간염 전파를 예방할 목적으로 도입된 검사다. 간염바이러스를 직접 검출하는 정확도 높은 검사법이 도입되면서 유용성이 낮아졌다.

WHO는 2010년 ALT 검사를 더 이상 혈액 선별검사로 권장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과 캐나다 등 주요 선진국은 이미 20년 전 이 검사를 폐지했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역시 ALT 검사는 간염바이러스와 운동 등 무관한 원인으로 상승될 수 있고 이로 인해 실제 감염 여부와 무관한 헌혈자를 탈락시키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간염바이러스 검사 목적으로 비효율적이라서 권고하지 않는다는 의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ALT 검사를 폐지했더라면 지난 5년간 낭비된 검사비 약 3억1000만원과 국민의 소중한 헌혈 2억cc를 지킬 수 있었다"고 비판했다.

더 큰 문제는 주무 부처인 복지부의 태도다. 2017년 보건복지부 소속 혈액관리위원회의 혈액안전소위원회는 2015년에 실시한 연구 용역 결과를 토대로 ALT 검사의 비효용성을 확인했다. 그러나 국민 혈액 불안감 정서를 고려해 일본과 같이 단계적으로 조정하는 의견을 덧붙였다.

이후 2021년 국정감사에서는 이 같은 문제가 다시 지적됐다. 복지부는 2023년 혈액관리소위원회를 개최했으나 근거 불충분을 이유로 추가 연구를 결정했다. 해당 연구는 2년이 지나 지난 5월 시작됐고 연구가 끝난 후에도 ALT 검사 폐지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김 의원은 "2017년에 이미 의학적 타당성을 인정하고도 복지부가 8년 가까이 결정을 미루는 사이 수십만 국민의 숭고한 피가 버려지고 있다"며 "올해 진행하고 있는 연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즉시 혈액안전소위원회를 열어 ALT 검사 폐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sdk199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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