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보는 노동신문 보도···한·미에 “침략 야망”
국제 정세 “2차 대전 후 가장 혼란하고 폭력적”
대외 위기 내세워 주민 ‘민생 어려움’ 달래는 듯

북한이 13일 현재 진행 중인 한·미 연합훈련을 비난하며 주민들에게 “강력한 정치군사력은 국력 중의 제일 국력”이라고 주장했다. 외부 정세를 빌미로 군사력 개발을 우선하는 기조를 정당화하며 민심을 다잡으려는 선전 행위로 풀이된다.
북한 공식매체 노동신문은 이날 2면에 게재한 글에서 “지금 적대세력들은 우리 국가의 남쪽 국경선 너머에서 적대와 불신으로 팽배한 전쟁 기계의 굉음을 요란히 울리고 있다”며 한·미 대규모 연합훈련 ‘자유의 방패’ 연습을 “도발적 망동”으로 비난했다. 그러면서 “원쑤들의 침략 야망은 백년이 가도 실현될 수 없는 망상”이라고 했다.
신문은 현 국제 정세가 위협적이라고 평가했다. 신문은 “제2차 세계대전 후 가장 혼란스럽고 폭력적인 세상”이라며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수호한다는 대의명분으로 제정되고 지향되여온 국제 규범들이 패권 세력의 만용과 강권에 휘둘리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국방력의 부단한 강화”가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국력을 이루는 요소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경제력과 과학기술력 등은 국력 평가에서 중요한 징표로 된다”며 “그러나 그 모든 것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정치군사력”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그러면서 “국가의 형편이 의연 어려운 속에서도” 경제 성장과 민생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 모든 기적을 안아온 힘은 바로 우리 국가 특유의 정치군사적 위력”이라고 설명했다.
한·미 훈련과 국제 정세를 내세워 주민들에게 핵 무력 개발 등 군사력 강화 우선 방침의 정당성을 강조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군사력이 경제 성장의 토대라는 논리로 어려운 민생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을 누그러트리려는 선전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주요 계기마다 군사력 강화를 위해 희생하는 주민들에게 고마움을 밝혀왔다.
이날 글은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에 실리고 대외 공식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는 게재되지 않았다. 북한은 한·미 훈련에 대한 비난을 연일 이어가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난 2년간의 3월 한·미 연합훈련과 비교하면 (올해 북한 당국의) 담화나 논평 형식의 대응 횟수가 많다”며 “2023년 2번, 2024년 1번이었는데 이번에는 총 5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