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ICBM과 주한미군 철수 맞바꿀까 우려”

2025-03-13

탄핵 정국, 미 전문가들의 눈

대니얼 스나이더 교수<6>

“헌재, 정치 아닌 법리 따라야

트럼프, 한국 신뢰하지 않아”

동북아 외교에 정통한 대니얼 스나이더(사진) 스탠퍼드대 국제정책·동아시아학 교수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재판이 정치 재판이 되는 것에 우려를 표하며 법에 따라 진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헌재는 단순한 법이 아닌 정치 성향에 따라 판결을 내릴 수 있다”며 “헌재는 정치적 논리에 휘말리지 말고 헌법에 따라 판결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탄핵이 인용돼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도록 하는 것이 나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며 “한국에는 제대로 작동하는 정부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지지자들이 미국을 자신들의 탄핵 반대 운동에 끼어들게 하기 위해 성조기를 흔들고 ‘스탑 더 스틸(Stop the Steal)’과 같은 구호를 외치고 있지만 별로 성공적이지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탄핵이 한미 관계에 영향을 끼치진 않을 것 같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 문제에 관심이 있는지, 이 문제를 알기라도 하는지 모르겠다”는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스나이더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의 직접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행정부 내에 있는 사람들로부터 미북 간의 소통 채널이 다시 가동하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앞으로의 협상에서 한국은 배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측근들은 행정부 1기 당시 진행된 협상에서 문재인 정권이 문제를 일으켰다고 보고 있고 한국이 제대로 된 조언을 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는 등 한국을 신뢰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스나이더 교수는 북한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협상 카드로 제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북한이 대가로 평화협정, 혹은 한국전쟁의 공식적 종전을 바랄 수 있다”며 “트럼프 역시 이를 수용해 ‘내가 미국에 대한 위험을 종식시켰다, 한국전쟁을 내가 끝냈다’라고 말하고 싶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이 (ICBM 포기로) 제재 완화 정도의 대가를 바라는 것이 아닌 주한미군 철수, 혹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안보 공약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려 할 수 있다”며 “그런 상황이 펼쳐지면 우크라이나를 제외하고 전세계에서 한반도 상황이 가장 위험한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비핵화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없다”고 단호하게 답했다. “북한이 정권을 보장하는 핵무기를 왜 포기하겠느냐”고 반문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1기 때 원했던 것처럼 주한미군을 철수하려 한다면 핵무기는 한국과 일본에 심각한 협박 수단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니얼 스나이더 교수는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동아시아사 학사 학위를, 하버드대 케네디 행정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스탠퍼드대에서 국제정책 및 동아시아학을 가르치며 한미경제연구소(KEI) 비상근 석좌 연구원으로 있다. 미국의 아시아 외교·안보 정책과 한·일 외교정책 등을 연구했고, 1985~1990년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의 도쿄 특파원으로 일하면서 한·일 외교 관계 등을 취재했다. 1970년대 주한 미국 대사를 지낸 리처드 스나이더의 아들이다.

김영남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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