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뒷마당’ 인도양서 영향력 강화 나서는 중국 [차이나우]

2025-03-12

중국이 인도의 ‘뒷마당’인 인도양에서 경제적·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위기감을 감지한 인도는 미군 기지가 위치한 영국령 디에고 가르시아 섬에서 미국과의 공조를 강화하는 등 인도양 영향력 지키기에 나섰다.

1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970년대부터 미국이 군사 기지로 사용해 온 디에고 가르시아는 최근 영국이 모리셔스에 반환하기로 한 차고스 제도 협정을 계기로 다시 국제적 주목을 받고 있다. 디에고 가르시아는 차고스 제도에 속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이 협정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지만, 미국 내에서는 중국이 모리셔스를 거점으로 정보 활동을 벌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중국은 지난 10여 년간 인도양 내 군사·경제적 입지를 꾸준히 키워왔다. 아프리카 동부 해안에서 동남아시아까지 걸친 전략적 해역에서 해군 작전과 항만 투자를 병행하며 영향력을 넓히는 방식이다. 중국은 소말리아 해역에서 구축함과 잠수함을 배치해 해적 퇴치 작전을 수행하는 한편 지부티에는 해외 최초의 군사 기지를 건설했다. 캄보디아에서도 해군력 증강을 통해 인도양과 남중국해를 동시에 겨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몰디브와 안보 협정을 체결하고 파키스탄의 스텔스 잠수함 도입을 지원하는 등 영향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제 협력도 추진 중이다. 중국은 2013년 2억6000만달러(약 3771억원)를 들여 모리셔스 국제공항 터미널을 완공했으며, 2017년에는 1억800만달러(약 1566억원) 규모의 바가텔 댐 건설을 지원했다. 2019년에는 아프리카 국가 중 최초로 모리셔스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같은 중국의 움직임에 역사적으로 모리셔스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온 인도도 대응에 나섰다. 1968년 모리셔스 독립 이후 국가안보보좌관(NSA)과 해안경비대장에 인도인이 임명됐으며, 전체 인구의 3분의 2가 인도계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경제적 지원이 확대되면서 모리셔스의 외교적 균형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도는 이에 맞서 3억5300만달러(약 5119억원) 규모의 지하철 건설과 대법원·병원 건설 지원 등을 통해 경제적 지원을 강화했다.

군사적 대응도 본격화하고 있다. 인도는 디에고 가르시아 서쪽 약 1800㎞ 지점에 위치한 모리셔스령 아갈레가 섬에 감시 항공기가 착륙할 수 있는 활주로를 건설하며 중국 해군의 활동을 추적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했다. 또 인도양의 세이셸과 몰디브에서 해군 기지 확보를 추진했으며 미국과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백악관으로 초청해 미국 록히드 마틴의 F-35 전투기 판매를 포함한 방위 협력 강화를 논의했다.

그럼에도 인도양에서 인도의 입지는 예전만큼 탄탄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세이셸에서는 군사 기지 확보 시도가 실패로 돌아갔고, 몰디브와 방글라데시에서는 친중 성향의 새 정부가 들어섰다. 인도의 전략이 단순한 군사 협력에서 벗어나 보다 정교한 경제·외교 전략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차이나우는 ‘중국’(차이나·China)과 ‘지금’(나우·Now)을 합친 제목입니다. 현지에서 중국의 최신 소식을 생생하고 심도있게 전하겠습니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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