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정부 시기 대통령실 행정관이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기 위해 지지자들을 동원하려 한 정황이 드러났다.

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당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성삼영 행정관은 지난 1월 무렵 탄핵 반대 집회를 이끌던 신혜식 '신의한수' 대표와 수차례 연락을 주고 받으며 '지지자 결집'을 호소했다. 신씨는 탄핵 국면에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집회를 열고 함께해왔다. 현재 신씨는 전 목사와 함께 서부지법 난동을 교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성 전 행정관은 공수처가 윤 전 대통령 체포 시도를 시작한 1월 3일 밤 신씨에게 관저 인근 지도와 함께 '지지자 결집'을 요청하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이 문자에서 성 전 행정관은 "별표 위치에 어린이 놀이터가 있다. 그곳에서 대비해줘야 한다. 매봉산 철책 넘으면 바로 관저"라며 "현재 군경의 지원이 어려워 경호처 인력이 대응하기 어렵다. 지지자 결집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민노총 X들이 오늘 밤 등산로를 이용해 관저를 덮친다는 첩보가 있다. 산으로 침입할 경우 경호 인력만으로는 막아내기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이 같은 '방탄 동원'에 참다 못한 신씨는 1월 14일 오전, 성 전 행정관에게 전화를 걸어 "위기 상황에서 누가 도와주는데 이래라저래라 하는 거냐"고 항의했다고 한다.
신씨는 "(대통령 관저 뒤에) 차 한 대만 놓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1천명을 보내라고 하고, 언제 들어오는지도 모르는데 왔다 갔다 하라고 그러고, 도대체 뭔 작전을 세우는 것이냐"라고 화를 냈다. 이어 욕설을 하며 "위기 상황에서 시민단체를 예전처럼 '똘마니'로 두고 부려먹으려 하는 것이냐"고 언성을 높였다. 그러자 성 전 행정관은 연신 "죄송하다"고 답했다고 한다.
성 전 행정관은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 다음날인 1월 20일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헌법재판소 출석 길 응원을 독려한 사실이 밝혀진 뒤 사임했다.
신씨는 연합뉴스에 "5t(톤) 트럭을 동원해 관저 정문을 막으라는 등 지속적 요청이 있었으나 응하지 않았다"며 "서부지법 사태에도 대통령실이 관여돼있을 가능성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는 "성 전 행정관의 해명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응답을 받지 못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