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풍적 관심을 끌고 있는 '위고비'가 정상 체중 사람들에게 오·남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치료제임에도 '다이어트용'으로 둔갑돼 사용되는 것이다.
21일 병원을 홍보하는 의사나 인플루언서들이 SNS상에서 정상체중임에도 위고비를 처방받아 사용하는 모습들이 드러났다. 많은 온라인 카페에서도 비대면진료를 이용해 전화로 처방받았다는 내용이 공유됐다.
위고비는 비만치료제로 국내에선 체질량지수(BMI) 30㎏/㎡이상이거나 BMI 27㎏/㎡ 이상이면서 고혈압·당뇨 등 유관 질환이 있어야 사용할 수 있게 허가받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위고비 부작용과 오·남용에 대한 시판 후 안전관리를 추진하고, 온라인 또는 SNS 등에서 이를 불법으로 판매·광고하는 행위를 집중 단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런 방침을 어기고, 공공연히 오·남용 사례가 퍼지는 실정이다.
한 의사는 자신이 직접 위고비 맞는 법을 알려주겠다며 고도비만이 아닌데 위고비를 맞는 영상을 올려 병원을 홍보했다. 위고비는 전문의약품이기 때문에 의료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키 170㎝에 몸무게 50㎏대인 여성 인플루언서는 24시간이면 사라지는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비대면진료 앱으로 구매하는 방법을 공유했다. 또 자신의 인스타그램 릴스에 위고비를 맞는 장면을 공개했는데, 댓글 등에서 비만이 아닌데 맞았다는 비난이 일자 게시물을 삭제했다.
네이버 맘카페 등에서도 위고비를 비대면진료 앱에서 구매했다는 후기가 이어진다. 비대면진료 특성상 환자 몸무게를 직접 확인하기 어렵다. 특히 전화 진료는 환자가 말하는 몸무게를 믿을수 밖에 없어 위고비 처방이 남용되고 있다.
위고비는 두통, 구토, 설사, 변비, 담석증, 모발손실, 급성췌장염 등 부작용이 따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이어트약으로 쉽게 접근했다간 심각한 부작용을 얻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특히 당뇨 등 기저질환을 가진 환자는 신중히 투여해야 한다.
또 다른 온라인 카페에는 고도비만이 아닌데도 처방받고, 저용량부터 시작한다는 후기도 올라왔다. 이런 후기도 정부 단속이나 모니터링은 미치지 못했다.
식약처는 '판매알선 게시물'이나 '과대광고 행위'만 모니터링한다고 설명한다.
식약처 관계자는 “비대면진료 처방은 복지부 소관”이라며 “식약처는 판매 사이트 링크를 온라인에 걸거나, 처방받은 의약품 재판매를 모니터링한다”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