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틱톡 숏폼이 스타트업들의 글로벌 직행 창구로 주목받고 있다. 몇 초의 짧은 영상이 수백만 조회 수를 기록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확산시키는 동시에 실제 구매 전환까지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세계 각지에서 구매 제품을 신속하게 배송 받을 수 있도록 물류 인프라를 제공하는 스타트업들이 이 같은 K-열풍의 숨은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뷰티를 비롯해 푸드, 패션 등 라이프스타일 전 분야에서 틱톡을 통한 글로벌 진출 사례가 늘고 있다. 라이프스타일 섬유 기업 커버써먼이 운영하는 키크(keek)의 대표 제품 ‘필로우디'가 대표적이다. 비행기·기차 등 장거리 이동에서 제품을 활용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들이 화제가 되며 여행 필수템으로 떠올랐다. 그중 ‘남자친구가 구입한 후디 덕분에 비행기 창가에 앉게 됐다’는 콘텐츠는 조회수 330만 회, 좋아요 8만 개를 돌파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시장조사기관 칸타(Kantar)와 틱톡이 발표한 ‘숏폼시대의 한류’ 백서에 따르면 미국과 동남아 소비자 10명 중 9명은 매일 틱톡에 접속하고 있다. 이 가운데 미국 소비자 86%와 동남아 소비자 76%는 ‘틱톡을 통해 한국 문화를 알게 됐다’고 답했다. 틱톡이 글로벌 소비자에게 한국 문화를 전파하는 주요 통로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K-브랜드들이 단시간 내에 세계 각지에서 뿌리내린 것은 물류·배송 인프라가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통합 물류 플랫폼 ‘아르고’를 운영하는 테크타카는 지난해 말부터 틱톡샵 연동 기능을 자사 풀필먼트 시스템에 적용했다. 이를 통해 국내 판매자들은 미국 틱톡샵 주문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재고 및 출고 관리를 일괄 처리할 수 있게 됐다. 항공 특송 기준으로 한국에서 미국 현지 물류센터까지 5일 이내 배송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주문 수요가 증가하면서 실적 증가세도 가파르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테크타카에 따르면 틱톡샵을 필두로 주7일 N배송 등과의 연동으로 인해 글로벌 통합 물류 역량이 향상되면서 고객사 수는 올해 8월 기준으로 전년 대비 약 2배 증가했다. 월 출고량 역시 올 상반기에만 지난해 전체 출고량의 80%를 달성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아르고는 틱톡샵을 비롯해 쇼피파이, 큐텐,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카페24 등 600여 개 국내외 판매 채널과 연동된다. 판매 채널별 대시보드 없이 하나의 화면에서 주문·재고·출고를 실시간으로 통합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 중이다.
양수영 테크타카 대표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와 시애틀에 이어 뉴욕과 시카고에도 물류센터를 세워 효율성을 더욱 높이겠다”며 “까다로운 수출 통관 절차부터 미 식품의약국(FDA) 등록·승인, 제품 라벨링 요건 검토, 관세 이연 지원 등으로 국내 판매자들이 미국에 부담 없이 진입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전했다.
화해글로벌도 최근 글로벌 틱톡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시딩 프로그램을 정식 론칭했다. 이 프로그램은 틱톡 팔로워 1만 명 내외의 나노·마이크로 인플루언서를 선별해 제품을 직접 전달한다. 이 중 상위 10%를 대상으로 고품질 검증을 거친 프리미엄 시딩도 별도 운영해 핵심 타깃층에 효과적으로 도달할 수 있도록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