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손이면 어때?” 美 대학 농구 뒤흔든 한 손 선수

2025-03-06

코트 위에서 공을 잡은 그는 망설임 없이 슛을 던졌다. 공이 림을 통과하는 순간, 벤치는 환호했고 동료들은 그의 이름을 외쳤다. 미국 레슬리 대학교 여자농구팀 가드 베일리 시나만-다니엘이 미국 여자 대학 농구 역사에 감동을 주고 있다.

그는 지난 12월 경기에서 NCAA 디비전 III(3부) 여자 농구 사상 최초로 한 손으로 필드골을 성공시킨 선수가 됐다. 골을 넣은 순간 함성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그는 “그 순간에는 그냥 ‘공이 들어가서 다행이다, 얼른 수비로 돌아가야겠다’라는 생각뿐이었다”고 CNN에 말했다. 그는 “코치가 ‘나는 오늘 역사적인 순간을 지켜봐서 정말 행복하다’고 문자를 보냈왔고 처음에는 ‘무슨 역사?’라고 되물었다”며 “가는 그냥 슛 하나 넣었을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그런 큰 의미를 가진다는 걸 나중에 알았다”고 덧붙였다.

베일리 시나만-다니엘은 오른팔 장애를 안고 태어났다. 그는 “코트에 들어서면 누구도 나를 봐주지 않는다”며 “상대 팀도 우리 팀도 마찬가지다. 나를 ‘한 손으로 농구하는 선수’가 아니라 그냥 경쟁자로 대한다”고 말했다. CNN은 “그에게 농구는 자신이 ‘특별한 선수’가 아니라, 그저 동등한 경쟁자로 인정받을 수 있는 공간”이라고 전했다. 그의 키는 167㎝다.

그는 고등학교 3년 동안 팀에 소속됐지만, 마지막 해에 방출됐다. 그는 “이걸로 끝낼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큰 대학에 진학하려던 계획을 접고, 제 경기를 봐줄 수 있는 학교를 직접 찾았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노스캐롤라이나 워렌 윌슨 칼리지에 입학하며 다시 농구공을 잡았다. 이후 2년 뒤, 그는 매사추세츠주에 위치한 레슬리 대학으로 전학했다. 그는 “누군가가 ‘넌 못 할 거야’라고 말하면, 나는 ‘좋아, 그럼 반드시 해내서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그는 2023-24 시즌 동안 꾸준히 출전 시간을 늘렸고, 마침내 2024년 12월 4일 피치버그 스테이트를 상대한 경기에서 역사적인 순간을 만들었다. 그가 골을 넣자 레슬리 대학교 마틴 레더 감독은 바로 타임아웃을 요청했다. 레더 감독은 “그 순간을 온전히 기념하고 싶었다”며 “동료들도 모두 기뻐했고, 코트 위에서 그를 안아줬다”고 회고했다. 이후 시나만-다니엘은 7주 뒤인 자신의 생일 경기에서도 골을 넣었다.

레슬리 대학교는 이번 시즌 14년 만에 NAC(North Atlantic Conference) 웨스트 디비전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팀은 준결승에서 SUNY 코블스킬에 패하며 시즌을 마감했다. 그는 “여기 와서 농구를 하면서, 딱 한 명이라도 ‘저 선수도 해내는데,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며 웃었다. 그는 “내가 어릴 땐 WNBA든 NBA든, 저 같은 선수가 없었다”며 “어린 선수들에게 ‘너도 할 수 있어’라는 걸 보여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소망했다.

그는 현재 NCAA 디비전 I(1부)에서 뛰고 있는 한손 농구 선수 한셀 엠마누엘을 언급하며 “그가 문을 열었기에, 나도 이런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엠마누엘이 없었다면, 나도 이게 가능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엠마누엘이 NBA까지 진출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WNBA 진출을 생각하고 있냐는 질문에 그는 웃으며 “솔직히 말하면, 지금은 모르겠다”며 “농구를 하는 한, 뭐든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번 시즌을 마치고 나니 자신감이 엄청나게 올라갔다”며 “지금 나한테 ‘덩크해봐’라고 하면, 진짜로 해볼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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