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배당 작년 3회서 올해 '0'...실적 악화 직격탄
작년 상암 사옥 3200억원에 매각...결산 배당 '올인'
1분기 실적·시장 전망 '빨간불'...자산 매각 가능성有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한샘이 주식 배당금 지급 구조까지 바꿔가며 배당총액 규모를 유지하려고 하지만, 실상은 녹록지 않다. 당장 분기 배당을 늘리려면 실적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 흐름도 개선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샘은 올해 결산 배당 1회를 실시했다. 1주당 배당금은 8530원으로 배당금총액은 1416억74만6660원이다. 분기배당은 아직 없다.

이는 ▲5월(124억원) ▲8월(262억원) ▲11월(1029억원) 등 총 세 번의 분기배당을 했던 작년과 대비되는 양상이다. 다만 한샘은 1주당 배당금을 직전연도(4500원) 대비 90%(4030원) 올리며 고배당 기조를 유지했다.
◆ 중간배당→결산배당 전환...고배당 유지 위한 고육책?
이처럼 한샘이 결산배당 중심으로 배당 방식을 바꾼 것을 두고, 배당금총액을 유지하기 위한 고육책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분기배당은 해당 분기까지의 이익잉여금을, 결산배당은 직전 사업연도 말의 당기순이익과 과거 이익잉여금을 기준으로 한다.
한샘은 작년 말 1513억37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반면 올해 1분기에는 95억9542만원으로, 전년 동기(485억1572만원) 대비 5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고배당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매각한 자산 가치도 다르다. 한샘은 지난해 서울 상암 소재 사옥을 3200억원 규모로 매각했지만, 올해는 2월에 '한샘디자인파크 방배점'을 390억원에 매각한 게 전부다.

즉, 올해 발생한 수익으로 재원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작년에 발생한 이익잉여금을 짜내 고배당을 유지하려 한다는 설명이다.
한 회계업계 관계자는 "작년에는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이 괜찮았기 때문에 분기배당이 가능했을 것"이라며 "올해는 실적이 부진하기 때문에 작년처럼 수시로 배당하기가 불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엑시트(Exit, 투자자가 사모펀드 등을 통해 투자한 자금을 회수하는 것)가 중요한 해외 사모펀드 특성상 배당규모를 줄이는 것은 자살 행위나 마찬가지"라며 "고배당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한샘이 지급 구조를 변경했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덧붙였다.
◆ 1분기 실적·시장 전망치 '적신호'...한샘, 추가적 자산매각 나서나
한샘이 지급 시기까지 변경하며 고배당 기조를 지속하려고 하지만, 전년도 배당 규모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전년도 한샘은 총 2163억219만원5660원을 배당했다. 즉, 배당금총액을 유지하기 위해 한샘은 747억144만9000원을 추가로 배당해야한다.
하지만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이는 이익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금융감독원에 의하면 올해 1분기 한샘의 연결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3억 2513만원이었다. 영업활동으로 돈을 벌어들이긴커녕, 되려 빠져나간 것이다.
시장 전망도 부정적이다. 시장에서는 올해 한샘의 연결기준 순이익을 23억원으로 예상한다. 배당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747억원에 턱없이 부족하다.
이에 한샘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자산 매각을 통해 재원을 확보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현재 한샘은 안산 소재 제1·3·4·5공장과 서울 방배 소재 사옥을 보유 중이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올해가 아직 남았기 때문에, 한샘이 배당규모를 줄일지, 고배당 기조를 유지할지 알 수 없다"며 "만약 고배당 기조를 유지하려고 한다면 자산을 추가로 매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샘 측은 "회사는 항상 주주가치 제고와 재무건전성을 함께 고려하여 배당정책을 수립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관련 절차에 따라 정해지는 대로 공시를 통해 안내할 것"이라고 밝혔다.
stpoems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