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가 인수한 미국의 포시마크가 인공지능(AI) 기술로 상품 등록 시간을 48%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포시마크는 네이버 인수 이후 다양한 기술을 접목하며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다. 네이버가 오는 10월 스페인 최대 개인간거래(C2C) 업체 왈라팝을 인수할 예정인 가운데 포시마크와 같은 기술 시너지가 기대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포시마크는 지난 2월 '스마트 리스트 AI(Smart List AI)' 기능을 적용한 이후 상품 등록 시간을 48% 단축했다. 스마트 리스트 AI는 사진을 업로드만 하면 AI 기반으로 상품 설명, 카테고리 등 주요 세부 정보를 생성할 수 있는 기능이다. 판매자들은 사진만 올려도 AI가 자동으로 브랜드, 사이즈, 스타일, 색상 정보를 입력해준다.
포시마크는 북미 시장의 대표 C2C 플랫폼이다. 네이버가 2023년 포시마크를 인수한 이후 AI, 광고, 비전 등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네이버의 AI 이미지 검색 기술을 접목한 '포시 렌즈(Posh Lens)'가 대표 예다. 포시 렌즈는 네이버 '스마트렌즈' 기반 기술을 접목해 2023년 7월 출시된 서비스로 의류, 신발, 가방 카테고리에서 사용자가 촬영한 이미지와 일치하거나 가장 유사한 상품을 찾아준다.
포시마크는 지난해 5월 구매자 검색어와 판매자 프로모션 리스트를 연결하는 유료 마케팅 도구인 '프로모션 옷장(Promoted Closet)'도 출시했다. 포시마크에 따르면, 베타 기간 동안 해당 툴을 활용한 판매자 매출은 43% 이상 증가했다. 상품 상세 페이지 조회 수도 80% 이상 상승했다.
포시마크는 지난달 스웨덴 핀테크 기업 '클라나'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클라나 애플리케이션(앱) 사용자가 과거 다른 플랫폼에서 클라나로 결제한 상품을 포시마크에 자동 리스팅하면 즉시 재판매용으로 등록하도록 했다.
포시마크는 네이버에 인수된 이후 새 기술을 결합하면서 실적을 개선하고 있다. 포시마크는 2023년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흑자로 전환했다. 지난해에는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다.
이 같은 성과에 따라 네이버의 왈라팝 인수에도 시너지가 기대된다. 네이버 입장에서는 왈라팝 인수로 스페인·유럽 전역에서 높은 C2C 서비스 점유율, 사용자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왈라팝 또한 네이버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왈라팝은 네이버의 다양한 기술을 접목할 커머스 솔루션·시스템을 이미 갖췄다. 위치 기반 매칭, 실시간 채팅, 평점 시스템, AI 기반 추천 알고리즘 등을 지원한다. 자체 배송 서비스인 '왈라팝 엔비오스(Wallapop Envios)'도 운영하고 있다. 이 때문에 특히 네이버 커머스 부문과 협력 시너지가 기대된다. 네이버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서 결제, 물류, AI 챗봇, 광고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번 왈라팝 인수로 일본과 북미에 이어 유럽에도 현지 C2C 기술 동향을 파악하고, 새 비즈니스를 실험하는 글로벌 거점을 확보했다”면서 “양사는 AI 기반의 새 C2C 모델을 만들도록 사업·기술 결합과 시너지 강화를 위해 속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