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이 구글과의 장기 파트너십을 종료하고 인공지능(AI) 기반 검색 엔진으로 전환을 모색한다.
8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 워싱턴DC 연방법원에서 열린 구글 반독점 소송 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한 에디 큐 애플 서비스 부문 책임자는 "AI 검색 엔진에 중점을 둔 사파리(Safari) 웹브라우저 개편을 적극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큐 부사장은 "지난달 사파리 검색량이 처음으로 감소했다"며 "사람들이 AI를 더 많이 사용하게 된 결과"라고 진단했다. 이어 "오픈AI, 퍼플렉시티, 앤트로픽 같은 AI 검색 제공업체가 결국 구글과 같은 표준 검색 엔진을 대체할 것"이라며 사파리에 이러한 옵션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파리는 아이폰의 브라우저로, 구글은 사파리의 기본 검색 엔진이다. 구글은 사파리의 기본 검색 엔진 설정 대가로 애플에 연 200억 달러(2022년 기준)의 수익 공유를 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007년 아이폰 출시 이후 웹 검색 시장을 지배해온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짚었다. 현재 애플은 자사 음성 비서 시리(Siri)에 오픈AI의 챗GPT를 옵션으로 제공하고 있다. 앤트로픽과 퍼플렉시티, 중국 기반 딥시크, 일론 머스크의 xAI가 개발한 그록 등도 검토했으며, 구글 AI모델인 제미나이를 올 연말까지 추가할 예정이다. 큐 부사장은 "AI는 새로운 기술적 변화이며 신규 진입자들에게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며 "기술이 빠르게 변화해 10년 후에는 아이폰이 필요 없을 수도 있다"는 파격적 전망도 내놨다.
다만 그는 현재로서는 구글이 여전히 사파리의 기본 검색 엔진으로 남아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큐 부사장은 "구글과의 계약에서 발생하는 수익 공유를 잃을 가능성에 잠을 못 이룬다"며 현재 구글과의 일반 검색 계약이 여전히 가장 유리한 재정적 조건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자체 AI 기술이 경쟁사에 비해 뒤처진 상황이다. 회사는 자체 AI 검색 엔진을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개인 데이터를 활용한 시리 대규모 업그레이드도 지연된 상태다. 애플은 오는 6월 9일부터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를 개최해 자사의 AI 플랫폼인 '애플 인텔리전스'의 개선 사항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