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지만 이케야·무인양품 등 글로벌 소비재 기업들은 여전히 중국 시장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유층의 명품 소비는 비교적 줄었지만 품질 좋은 해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에 대한 선호는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10일(현지 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안마의자 제조업체인 오씸, 스웨덴의 가구 기업 이케아, 일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무인양품(MUJI) 등은 중국 본토에 새로운 매장을 계속 열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은 중국 경제의 저성장 우려가 커지고는 있지만 부유층 중국인들은 여전히 고가 해외 브랜드에 지갑을 열고 있다고 보고 있다. 오씸차이나의 부국장 릴리 양은 상하이에서 열린 중국국제수입박람회(CIIE)에서 SCMP와 만나 “중국 부자들은 품질을 우선시하며 평판이 좋은 해외 브랜드를 신뢰한다”며 “가격이 시장 평균보다 비싸더라도 구매 제품의 품질과 성능이 그만한 가치가 있다면 그것을 ‘가성비’ 소비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오씸이 중국 본토에만 세계 매장의 절반에 해당하는 200개 매장이 있다고 설명하며 “앞으로도 중국에서 확장 속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무인양품도 중국 본토에 매년 30~40개의 신규 매장을 추가할 계획이다. 무지차이나의 최고 마케팅책임자인 우 쉬는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도시의 주요 상권에 더 큰 규모의 매장을 세울 계획”이라며 “소비 수요는 여전하며 다양한 카테고리의 제품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케아차이나의 신디 루안 부사장도 “중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주택 개량 시장이며 잠재력이 크다”며 “우리는 그들을 만족시키는 올바른 제품을 디자인하고 만들기 위해 최선의 방법을 찾으려 한다”고 말했다.
SCMP는 이들 기업의 ‘낙관론’은 최근 중국 소비 침체로 ‘저가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시장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고 짚었다. 매출에 직격탄을 맞을 정도로 소비가 급감한 명품 시장과도 사뭇 다르다. 실제 구찌, 보테가베네타 등을 보유한 케링(Kering) 그룹은 지난달 23일 올해 실적이 지난해의 반토막이 날 것이라고 밝혔고, 루이비통, 디올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역시 3분기 중국 매출이 16% 감소했다고 했다.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이들 명품 기업은 재고 소진을 위해 50% 할인 판매까지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최근 ‘가성비’에 집착하는 중국 소비자들이 유행을 타지 않는, 오래 쓸 수 있는 제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경향이 강해진 것이 소비 트렌드 변화를 이끈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의 데릭 덩은 “최근 설문에 참여한 소비자의 약 78%가 5년 이상 사용할 만한 제품을 선호했다”며 “중국 소비자들은 지속 가능한 제품과 솔루션을 파는 기업으로는 여전히 대기업을 더 신뢰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