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함정 사업 발전 방향 모색' 토론회서 강조
HD현대중 "기본설계 업체가 선도 건조까지"
한화오션 "공동 협력 체계 구축 필요해 보여"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의 사업자 선정 방식을 놓고 각사가 그간 주장해온 논리를 재차 강조했다. HD현대중공업은 기본 설계 업체가 선도 건조까지 일관성 있게 추진 돼야 한다고 강조한 반면, 한화오션은 공동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업체는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 주체로 열린 ‘국내외 함정 사업 발전적 추진 방향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서 이같은 논리를 내세우며 맞섰다.
이날 토론회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공식 출범으로 미국 정부와 국내 조선업계의 협력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에 따른 국내외 함정 사업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하지만 회의에 참석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원팀' 강조보단 각사가 고수해왔던 한국형 차기 구축함 건조에 대한 논리를 피력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최태복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상무는"방사청이 전문화·계열화를 폐지하면서 함정 부분은 무한 경쟁 구도로 흘러갔다. 전문화 계열화가 유지될 때 함정 산업도 안정적으로 유지돼 왔다. 하지만 무한 경쟁 체제에 들어서면서 적자 수준이 높아졌고 당연히 R&D도 투자가 어려운 상황이 됐다. 결국 방사청이 이런 구조를 이해하고, 함정 분야에 대한 일관성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선도함의 기본 설계 업체가 선도 건조까지 일관성 있게 추진할 수 있도록 했고, 개발 비용의 불확실성도 담보해 주기 위해서 수의 계약을 해줬다"면서 "그럼에도 계속 경쟁을 시키면서 함정 개발이 어려워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 상무는 "결국 연구개발한 업체를 주도로 건조, 총 수명 주기 관리까지 책임질 수 있도록 보장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화오션 역시 이날 복수업체지정이 완료된 만큼 공동 계약에 착수하며 두 업체가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호중 한화오션 특수선영업담당 상무는 "한국형 구축함은 개념설계와 기본설계를 진행했으며 이후로 상세 설계 및 선도함 건조와 후속함 건조가 진행된다. 다만 현재 상세 설계 및 선도함 건조가 착수되지 못한 상황"이라며 "공동 계약, 공동 협력 등을 통해 세계 최고 성능의 함정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력화 지연, 경제적 효과 등을 고려해 2번함의 조기 착수, 혹은 1, 2번함 분할 건조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조속히 합리적 방식으로 사업이 진행되어야 이번 토론의 목적처럼 국내외 함정 사업의 발전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KDDX 사업자 선정 방식의 합리적 결정을 촉구했다.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와 만나 KDDX의 사업자 선정 방식에 대해 "이번 방추위에서 후속함 등 6척에 대한 모든 결정을 한번에 판단할 수 있다"며 "수의계약, 경쟁입찰 등에 대한 결정은 결국 규정에 따라 진행할 것"이라며 밝혔다.
석 청장은 "공동 건조 가능성도 대안 중 하나"라며 "결국 방추위에서 결정될 일로 4월 중에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신현승 방위사업청 함정사업부장도 "산업부 결정 났으니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토론회에 참석한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토론회 사전 미팅때 논란이 될 수 있는 만큼 KDDX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기로 했는데, 양측에서 의견이 강도 높게 터져나와 놀랐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발제에 나선 오지연 방위사업청 함정총괄계약 팀장은 미국을 비롯한 다양한 국가에 함정 수출 기회가 열리는 만큼 정부와 관련 기관, 업체가 원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팀장은 "필리핀, 사우디 등에서 수상함에 대한 발주가 향후 3년내 예상되는 상황이고, 폴란드 등에서 5년 이내 발주가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5년 이내 300억 달러의 발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러한 기회는 경제뿐 아니라 외교, 국방 등 전 분야에 걸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국내 조선업계는 기술력, 품질 등 모든 부분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만큼 정부의 수출 지원 확대, 대외협력 강화를 통해 기회를 확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