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광장] 아파트 공사·용역 입찰제도의 합리적 개선방안

2025-01-18

조학수 ㈜아성넷 대표이사

정보통신신문 명예기자

"아파트 입찰시스템, 그때그때 달라요"

우리나라 아파트 거주 가구 수 비율은 계속 증가해 지난 2023년 기준으로 53.1%로 전체 가구 중 절반이 넘는 가구가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 이와 같은 추세는 곳곳에서 재건축과 재개발로 인해 더욱 가속화 할 전망이다.

그런데도 아파트에서 진행되고 있는 여러 가지 공사들이 특정인의 주관적인 판단과 결정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근래에는 많이 잦아들었지만, 아파트 입주자 대표들의 공사 및 용역 계약에 대해 주민들의 눈이 곱지만은 않다.

네이버 카페 ‘아파트비리 척결 운동본부’는 5만 명이 넘는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는 아파트와 관련된 대표적인 카페로 이들의 다양한 문제 제기는 입주민 대표회와 관리사무소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함을 방증하는 것이다.

오늘은 그중에서 아파트의 공사 및 용역 입찰제도에 대하여 짚어 볼까 한다.

첫째, 입찰 참가 자격에 대한 과도한 제한으로 소수의 업체만이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진입장벽의 부적절함이다. 예를 들면 1억 남짓한 공사에 특급기술자 혹은 고급기술자가 5명까지 있어야 한다는 규정이나, 자본금이 10억 이상이어야 한다는 것은 정보통신공사업법이나 국토교통부 주택관리업자 및 사업자 선정지침 어디에도 없는 규정으로 특정 세력이 참가업체를 제한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고 볼 수밖에는 없다.

둘째, 낙찰자 선정을 최저가로 정한다는 것이다. 최근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로 모든 공사에 안전관리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이는 상황에서 최저가로 낙찰을 받기 위해서는 인건비를 최소화할 수밖에 없는 것이 공사업체들의 현실이다.

누군가의 절박함을 이용해 비용을 절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해서는 안 된다. 또한 적격심사제도 역시 공사에 대한 전문성이 없는 입주자 대표 회의에서 각자의 주관적인 판단으로 점수를 부여하는 방식 또한 정당성을 입증하기는 어렵다.

이와 같은 문제들을 줄여나가는 방법의 하나로 현재의 아파트 입찰시스템의 적절성 여부를 판단하기에 앞서 인식의 문제로 접근하였으면 한다. 이를테면 공사업체에서 볼 때 과도한 입찰참가자격 제한으로 소수의 업체만 응찰이 가능하게 설계됐다면 뭔가 부조리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인식을 같게 될 것이다.

또한 입주민들 입장에서도 대표 회의에서 자의적으로 판단한 입찰과 관련된 일련의 과정을 보며 적지 않은 의혹의 시선을 가지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입주민들과의 마찰을 줄이는데 특정인의 주관적인 의견이나 결정을 원천적으로 배제할 수 있는 제도가 있다면 더할 나위 없지 않을까?

그 대안 중 하나로 나라장터에 공공기관 입찰 영역으로 편입시키는 방법을 제안한다.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인 ‘나라장터’는 공공입찰시스템의 우수사례로 해외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03년 UN 공공서비스상 수상을 시작으로 여러 차례 수상하기도 했다. 이처럼 나라장터는 국제적으로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여러나라에 수출을 전개할 정도로 매우 공정하고, 우수한 시스템이다.

일각에서는 공동주택은 민간의 영역인데 정부나 지자체에서 강제할 수 없다고 하는데 국토교통부에서 공동주택 관리법으로 입주자대표회의 및 관리규약, 시설관리, 주택관리 등 이미 상당 부분 관여를 하고 있다.

또한 현행 법률에 명시된 ‘공동주택 우수 관리단지 선정’ 제도를 이용하면 용역 및 공사 입찰제도를 보다 공정하고 투명하게 계도할 수 있을 것이다. 공동주택 관리법 제87조 3항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장관은 제1항 및 제2항에 따라 시·도지사가 선정한 공동주택 모범 관리단지 중에서 공동주택 우수 관리단지를 선정하여 표창하거나 상금을 지급할 수 있고, 그밖에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다.

지난해 연말에 불거진 계엄과 관련된 일련의 상황은 ‘나랏법’이 허술한 것인지, 여야 정치권의 법 해석이 제각각이니 국민은 혼란스럽다. 아파트 입찰시스템 역시 시행하는 단지마다 갈대처럼 휘어지는 변화무쌍함에서 벗어나 태산같이 변화 없는 굳건한 모습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