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국과수 감정 결과 회신…"관련자 책임 규명에 최선"

10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안성시 서울세종고속도로 교량상판 붕괴 사고가 구조 안정성 검토 없이 대형 장비를 운용한 결과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남부경찰청 고속도로 붕괴 사고 수사전담팀은 23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으로부터 사고 원인에 대한 감정 결과를 회신받았다고 밝혔다.
국과수는 "백런칭 작업 시 구조 검토가 이루어지지 않아 런처가 이동하는 과정에서 불안정 평형이 무너져 DR거더와 런처가 전도됐다"고 판단했다.
사고 당시 작업은 교량 상판 하부를 받치는 거더를 들어 올리기 위해 사용하는 '빔런처'의 후방 철수(백런칭) 과정에서 진행됐다. 해당 빔런처는 전진형 장비로, 작업이 일정 구간을 넘어서면 교각 위의 레일이 아닌 거더 자체를 디딤판 삼아 움직이는 방식이다.
특히 후방 이동 시에는 거더 위를 밟고 이동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특성을 가진다.
사고 발생 현장의 빔런처는 길이 102m, 무게 400t에 이르는 대형 장비였다. 경찰은 이 같은 중량급 장비를 후진시키면서도 거더의 하중 지탱 가능 여부에 대한 구조 검토가 생략된 점에 주목해 왔다. 이번 감정 결과는 이러한 의혹을 뒷받침한 것이다.
‘구조 검토’란 구조물의 하중 및 안정성을 수학적 계산을 통해 사전에 검증하는 절차로, 이를 통해 사고 예방이 가능하다. 경찰은 시공사가 이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작업을 강행해 참사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전담팀은 국토교통부와 산업안전보건공단 등 관련 기관의 감정 자료도 함께 검토해 최종적인 사고 원인과 책임자 규명 작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2월 28일 1차 합동감식과 3월 10일 국과수의 2차 감식을 실시했다"며 "국과수 감정 결과를 바탕으로 관련자들의 법적 책임을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는 지난 2월 25일 오전 9시 49분경, 안성시 서운면 산평리 서울세종고속도로 9공구 청룡천교 건설 현장에서 거더가 붕괴하며 발생했다. 이 사고로 근로자 4명이 숨지고 6명이 부상을 입었다.
[전국매일신문] 이재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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