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도 ‘산불’ 비상…기상수문국, 사상 첫 ‘산불 위험 경보’ 발령

2025-04-01

북한의 기상청 격인 기상수문국이 올봄 지속된 센바람으로 산불 발생 위험성이 높다면서 전국 각지에 ‘산불위험주의경보’를 발령했다. 북한은 매년 산불이 발생하기 쉬운 봄철이면 철저한 감시를 당부하는 등 산불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는데, 경보까지 발령한 것은 처음이다.

1일 조선중앙TV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3일까지 평양, 평안남·북도, 남포에 그리고 전날인 3월 31일까지 황해남·북도, 함경남·북도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 산불위험주의경보를 발령했다.

이어 “올봄에는 강수량이 적어서 지난 시기보다 날씨가 더 건조한 데다 센바람도 자주 불기 때문에 산불이 쉽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이에 여러 지역에 산불위험주의경보가 발령됐다”라고 설명했다.

통일부는 “그간 북한 여러 매체에서 산불 위험성 관련 보도를 해왔지만 이번 같은 경보 발령은 처음인 것으로 파악된다”라고 전했다.

최근 북한 내에서 산불이 발생했다는 보도가 없었는데 북한이 경보까지 발령하면서 산불 방지에 나선 것은 최근 한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는 지난달 21일 경남 산청군에서 발생한 산불이 주변으로 번지며 서울 면적의 약 80%에 달하는 산림이 초토화되고, 30명이 숨지는 등 역대 최악의 산불 참사가 발생했다.

북한 매체들은 한국 산불에 대해 보도하지 않다가 지난달 28일에야 “괴뢰한국에서 지난 주말 발생한 산불로 피해가 계속 확대되고 있다”며 4문장짜리 단신 기사를 한 차례 내보냈다.

특히 이번 산불은 건조한 대기와 강풍으로 인해 빠르게 퍼졌는데 북한 역시 이같은 날씨 변수에 주목했다. 기상수문국(북한의 기상청) 실장은 TV에 출연해 “우리나라에 센바람이 자주 불 수 있는 기상 조건이 형성됐다”면서 “지난 시기에는 일부 제한된 지역에서만 산불 위험성이 있었다면 올해는 북부 내륙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대부분 지역에서 산불 발생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라고 경고했다.

북한은 최근 산림보호 사업을 대대적으로 전개하며 산림 복구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달 14일 식수절(식목일)에는 산불예보와 감시, 통보를 강화하고 기업소·단체들은 산불막이선, 돌뚝차단물, 집수터 등을 설치하며 ‘재해성 기후’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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