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인도법인 실적 성장세 지속
中 의존도 감소, 중동·아프리카 수출 전략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와 LG전자가 14억명이 넘는 세계 1위 인구 대국 인도 시장의 내수 잠재력을 주목하며, 현지 생산 능력 확대와 기업공개(IPO)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또 인도 시장을 거점으로 삼아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중동·아프리카 등 인근 국가로의 수출을 확대하려는 전략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인도에서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 3분기 누적 인도 법인 매출은 13조5331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순이익도 1조211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5% 늘었다. 모바일과 생활 가전 전반을 담당하는 DX(디바이스 솔루션)의 3분기 매출에서 인도 법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략 10%다.
LG전자의 올해 3분기 누적 인도 법인 매출은 3조733억원으로 전년 대비 16% 가량 증가했다. 순이익은 전년 대비 41% 가량 증가한 2906억원이다. LG전자의 연결기준 총 매출에서 인도 법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3.9%) 대비 0.8%포인트 상승한 4.7%을 기록했다.
양사는 매년 실적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인도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투자와 공급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호무역 강화 정책에 대응해 대중 무역 의존도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인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 삼성전자, 인도서 플래그십 스마트폰 생산↑…고객 접점 확대 나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초 인도 공장에서 처음으로 갤럭시S23 시리즈 초도물량 생산을 시작으로 플래그십 스마트폰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그간 삼성전자는 인도 노이다 공장에서 중저가형을 중심으로 스마트폰을 생산했지만 지난해부터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생산량을 확대하고 있다. 노이다 공장은 1억대 이상의 생산 능력을 갖춘 대형 스마트폰 공장이다.
삼성전자는 매장 인프라 확보 등 현지 고객 접점을 늘리는 데도 힘쓰고 있다. 올해는 인도 뉴델리와 콜카타, 찬디가르, 벵갈루루 등에 체험형 매장을 늘리며 총 700개가 넘는 현지 매장 인프라를 구축했다. 지난 1월엔 인도 뭄바이의 고급 상업지구에 약 221평의 대규모 플래그십 스토어 '삼성 BKC 스토어'를 열기도 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7월 노이다 공장을 방문해 "인도는 가장 크고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 중 하나며, 삼성에 엄청난 기회를 제공한다"며 "삼성전자는 인도에 투자한 최초의 회사 중 하나였고, 노이다 공장이 인도뿐만 아니라 세계서 가장 큰 제조 시설 중 하나로 부상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 LG전자, 세 번재 공장 착공 목표…내년 인도법인 IPO 추진
LG전자는 인도에 세 번째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부지는 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 스리시티(Sri City)가 유력하며 내년 상반기 착공해 2026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가 확정되면 해당 공장은 지난 2006년 푸네 공장 준공 후 약 20년 만에 지어지는 LG전자의 세 번째 생산 기지가 된다. 이 신규 공장은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컴프레서 등 생활가전의 종합 생산기지로 발돋움할 계획이다.
LG전자는 동시에 내년 초 인도법인 상장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6일 인도법인 IPO를 첫 공식화하고 본격적인 절차에 착수했다. 업계에서 LG전자의 인도법인 기업가치는 약 130억 달러(약 18조원)로 평가되며 이번 IPO를 통해 최대 18억 달러(약 2조6000억원)를 조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는 내수와 수출을 모두 잡을 수 있는 핵심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특히 지정학적 리스크를 줄이려는 글로벌 기업들에게 대안 생산기지로서의 매력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