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자존심 대결로 좁혀진 동아시안컵 출사표

2025-07-06

6년 만에 국내에서 막을 올리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 나서는 4개국의 출사표는 엇갈렸다.

7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한국과 중국의 개막전으로 시작되는 동아시안컵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한국과 일본의 자존심 대결로 초점이 맞춰지는 분위기가 됐다.

데얀 조르제비치 중국 감독과 애슐리 웨스트우드 홍콩 감독이 6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스스로 전력차를 인정하고 나선 게 원인이었다.

조르제비치 감독은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티켓을 따낸 한국과 일본에 축하 인사를 전하면서 “(탈락한) 우리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이 목표가 아닌) 좋은 경기력으로 새 출발에 나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웨스트우드 감독은 한 술 더 떠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을 보라. 일본은 15위, 한국은 23위다. 중국도 94위인데 우리는 153위다. 패배에 대한 두려움을 내려놓고 우리의 실력을 검증할 좋은 기회이자 최선의 목표”라고 말했다.

반대로 한국과 일본은 우승을 양보할 수 없는 입장이다. 역대 최다 우승국(5회)인 한국은 2019년 부산 대회 이후 첫 정상 탈환을 노린다. 일본은 통산 3번째 우승을 노리고 있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은 “현재와 미래를 위해 중요한 대회다. 모든 경기에 최선을 다해서 좋은 결과를 얻겠다”고 애둘러 말했지만 우승이 목표라는 사실이 바뀌지는 않는다.

유럽파가 뛸 수 없는 대회 특성을 감안해 국내파 위주로 선수들을 구성한 것도 긴장감을 높이는 하나의 장치가 됐다. 동아시안컵에서 어떤 활약을 펼치느냐에 따라 내년 월드컵 본선에 참가할 자격이 주어진다.

박진섭(전북)은 “우리 팀의 목표는 전 경기에서 승리해 우승하는 것”이라며 “(월드컵으로 가는) 기회를 잡으려는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한·일 라이벌 의식은 어느 한 쪽으로 기울지 않는 동아시안컵 상대 전적에서도 확인된다. 한국은 일본을 상대로 42승23무16패로 앞서지만, 동아시안컵에선 3승3무3패를 기록하고 있다. 직전 대회(2022년)에선 일본에 0-3으로 완패해 우승컵을 내주는 아픔도 있었다. 이번 대회에선 최종전인 15일 한·일전 맞대결이 기다리고 있다.

당시에도 일본을 이끌었던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이번 대회도 우승을 위해 싸운다”면서 “이번 대회에서 선수들이 보여주는 경기력과 경험이 내년 월드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과 일본이 라이벌 의식에만 치우친 것은 아니다.

현역 시절 J리그에서 부딪쳤던 홍 감독과 모리야스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특별 대담을 가지면서 매 순간 치열했던 한일전이 양국 축구의 성장에 긍정적인 자극제가 되었다는 점에 의견을 모았다. 홍 감독은 “우리가 경험했던 과거부터 예측할 수 있는 미래까지 공유했다”고 말했고, 모리야스 감독은 “선수로, 감독으로 라이벌의 길을 걸었다. (두 나라가) 아시아를 견인하는 동료로 세계까지 나아갔으면 한다”고 화답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