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공예품전시관, 김근미 작가의 도예전 ‘사과드림’

2025-10-21

 “일련의 정치상황들을 보면서 정치인들은 왜 사과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다 스스로를 돌아봤어요. 내가 좋아서 하는 작업인데, 나 좋은 것 하자고 엄마로서 아내로서의 역할에 소홀하지 않았나 하는 반성을 하게 된 거죠. 가족에게 사과하는 마음으로 이번 전시를 준비했습니다.”

 김근미 작가의 두 번째 도예전 ‘사과드림’이 전주공예품전시관 2관에서 26일까지 열린다. 삶에서 누구나 진심을 다해 사과하고 싶거나 간절히 용서를 받고 싶은 순간이 있을 것이다. 이런 보편적 감정의 층위를 드러내기 위해 작가는 ‘사과’(謝過)라는 단어의 중의적 의미와 시각적 이미지로의 ‘사과’(apple)를 활용하고 있다.

 기도하는 여성의 머리 위에 사과가 놓여있는 작품 ‘이브의 기도’는 좋고 예쁜 것만 추구하는 자신의 삶이 ‘탐욕스럽다’ 느낄 때 제작한 것이다. 꽃을 든 여인의 꽃다발에 사과가 가득 담겨있는 작품도 있다. 남자의 어깨에 기댄 여성의 행복한 표정을 묘사한 작품 ‘이방연인’은 베트남 여행갔을 때 봤던 동양커플의 이미지를 형상화했다. 자신은 남편과 함께 여행을 다니면서도 타인의 눈을 의식해 행동에 제약을 받는데, 그 동양커플은 마음껏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과하고 싶을 만큼의 미안함은 아니었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는 마음을 작품을 통해서나마 전하고 싶었다고 한다.

 김근미 작가는 “다양한 포즈의 인물상과 함께 이러한 상징적 요소를 재구성함으로써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오해와 불통, 상처와 화해의 감정을 깊이 있게 담아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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