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에서 한 여성이 자신이 만든 인공지능(AI) 캐릭터와 결혼식을 올려 화제다.
최근 일본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오카야마현에 사는 카노(32·가명) 씨는 올여름 챗GPT로 만든 남성 캐릭터 '클라우스'와 결혼했다.
법적 효력 없는 결혼식이지만 카노 씨는 웨딩드레스를 갖춰 입고 증강현실(AR) 기기를 활용해 가상 신랑과 반지를 교환하는 등 실제 결혼식과 유사한 의식을 진행했다. 오카야마시의 한 웨딩업체가 '2D 캐릭터 결혼식' 서비스로 주관했다. 카노 씨는 지난해 약혼자와 파혼한 뒤 챗GPT와 대화하며 감정적 공허함을 달랬다. 이 과정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 캐릭터를 모델로 AI 남성 '클라우스'를 설계했고, 대화를 이어가며 연애 감정이 생겼다고 했다.
그는 "AI가 실체 없는 존재라는 걸 안다"면서도 "클라우스와의 관계는 의존이 아닌 신뢰"라고 말했다. 현재 인간 파트너는 고려하지 않으며 AI와의 생활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다만 "챗GPT 서비스가 언제 중단될지 몰라 불안하다"는 우려도 드러냈다. 건강상 이유로 자녀를 가질 수 없는 그는 "클라우스와도 아이를 가질 수 없으니 오히려 다행"이라며 "그를 인간이나 도구가 아닌 하나의 존재로 본다"고 강조했다.
일본에서 AI에 대한 정서적 애착은 확산 추세다.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67.6%가 대화형 AI에 감정적 유대감을 느낀다고 답했고, 26.2%는 AI에 이름을 붙인 경험이 있다고 했다. 국제 연구에서도 AI 사용 기간이 길수록 실제 인간관계가 줄고 AI 의존도가 높아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웨딩업체 관계자는 "AI와의 결합도 행복의 한 형태"라고 설명했지만, 전문가들은 우려를 표한다. 히로사키대 하부치 이치요 교수는 "사회적 기술 없이도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편리함이 있지만, AI 몰입이 현실 관계를 약화시킬 수 있어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