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적인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 넷플릭스가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 내 독점 중계권을 구매한 이후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최고 인기 스포츠 대회를 글로벌 OTT가 독점 중계하는 데 대한 일본 야구팬들의 반발의 목소리가 거세다. 이번엔 대회 공식 메인 스폰서가 이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일본 매체 풀카운트는 2일 “2026 WBC 도쿄 대회의 메인 스폰서를 맡는 딥 주식회사가이날 SNS를 통해 ‘넷플릭스’가 일본 내에서의 WBC 독점 중계에 대한 견해를 발표했다”고 전했다. 일본의 구직 전문 사이트 딥(Dip)은 이날 “딥 주식회사는 WBC의 방송·배포권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 이번 방송 형태는 많은 사람들이 WBC를 부담 없이 즐길 기회가 박탈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된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전하기 위해, 국민적 스포츠 이벤트는 누구나 쉽게 시청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보편적 시청권에서 제한을 받는 넷플릭스가 일본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 국제 대회를 독점 중계하는 데 대한 불만을 제기한 것이다.
앞서 MLB닷컴은 지난달 26일 “넷플릭스가 일본에서 처음으로 스포츠 생중계 이벤트를 중계하게 됐다”며 “2026 WBC 모든 경기를 일본 내에서 독점 중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넷플릭스가 이번 중계권 확보를 위해 얼마를 투자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2023 WBC의 일본 내 중계권료는 30억엔(약 282억원)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본 매체 스포니치는 “2023 WBC 콘텐츠가 엄청난 인기를 끌면서 2026 대회 중계권료는 몇 배로 폭등했을 것”이라며 “일본 내 지상파 채널들이 중계권 협상을 벌이기엔 너무 큰 규모였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WBC는 MLB 사무국이 주관하는 야구 국가대항전으로 빅리거들이 출전하는 세계 유일의 국제대회다. 2023 WBC에선 최고 스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를 앞세운 일본이 결승에서 미국을 꺾고 우승했다. 오타니는 투수와 타자로 맹활약하며 대회 최우수선수(MVP)상을 거머쥐었다.

당시 WBC는 일본 내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지상파 채널로 중계된 일본 대표팀 7경기 시청률은 모두 40%를 넘겼고, 인터넷을 포함한 모든 매체의 시청률은 약 75%를 찍었다. 오타니의 인기가 더욱 높아졌고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 이마나가 쇼타(시카고 컵스) 등의 빅리그 진출로 2026 WBC는 더 큰 인기를 모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넷플릭스가 공격적으로 나서 지상파를 제치고 2026 WBC 대회 중계권을 따냈다. 그러나 일본 야구팬들은 계속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일본은 글로벌 OTT의 지배력 보다는 로컬 OTT와 지상파의 영향력이 아직 큰 상황이다. 이에 최고 인기 스포츠 중계를 넷플릭스가 독점하면 보편적 시청권에 제한을 받는다며 비판하고 있다. 야구를 보기 위해 넷플릭스를 구독해야 하는 것에 반감이 크다. 시청자들의 볼멘 소리에 이번에 대회 스폰서까지 나서서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의 목소리를 냈다.
넷플릭스가 일본 여론을 의식해 지상파나 일본 토종 OTT 등에 중계권 재판매를 하게 될지 관심을 모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