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 상무서 제대 후 포항스틸러스로 복귀...수비의 핵
K3리그 출신서 K1 오른 뒤 국가대표 자리까지 꿰차
노련하고 안정적인 플레이가 장점...아직도 목 마르다

포항스틸러스 수비수 박승욱이 김천 상무에서 제대하고 친정으로 다시 복귀했다.
박승욱의 가세로 포항은 더욱 탄탄한 수비력을 갖추게 되면서 한층 안정감을 찾게 됐다.
전민광과 함께 포항 수비의 확실한 주전인 박승욱은 김천 상무에서 실력이 많이 업그레이드 됐다는 평가다. 그는 김천 상무에서 뛸 때 친정팀 포항에게 단 한번의 승리도 안겨주지 않을 정도로 냉철한 수비수였다.
그런 그가 친정팀 포항으로 다시 복귀하자 박태하 감독을 비롯 팀 동료들도 무척 반기고 있다.
박승욱의 축구선수 생활은 역경 그 자체였고 인간승리의 한 장면처럼 느껴진다.
그는 부산 동의대학교에서 선수 생활을 하다 지난 2019년 K3리그 부산교통공사 축구단에서 첫 출발을 했다. K1이나 K2 아닌 K3리그 였지만 그는 좌절하지 않았다. 묵묵히 기량 향상에 힘썼고 훈련장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했고 성실히 훈련했다.
그는 부산교통공사에서 뛸 때 K1, K2에 몸담았던 선배들과 함께 뛰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그는 “프로에서 잔뼈가 굵은 형들의 경기 준비 과정, 습관, 노하우 등을 하나하나 보고 배웠다. 특히 중앙 수비수로 호흡을 맞췄던 (안)재훈이 형에게 많은 걸 배웠다. 재훈이 형의 노련한 경기 운영 능력, 볼 처리 법 등을 배우면서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었다. 재훈이 형은 내가 궁금해하는 게 있으면 자기 일처럼 도와줬다. 정말 많은 걸 배웠다”고 했다.
그러던 중에 박승욱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현 FC서울 김기동 감독이 포항스틸러스 지휘봉을 잡고 있던 시기인 지난 2021년 여름이었다. 김기동 감독이 부산교통공사와의 연습경기에서 박승욱의 플레이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김 감독은 스카우트에 그를 영입하자고 제의했다. 그해 7월 6일 박승욱은 포항 유니폼을 입었다. K3리그에서 뛰던 박승욱이 하루아침에 K1 리그로 2계단이나 훌쩍 뛴 것이다.
그는 항상 준비된 선수다. 자신에게 온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는다.
박승욱은 2021시즌 K리그1 후반기 19경기에 출전해 1골을 기록했고, 2022시즌(29경기 2도움), 2023시즌(32경기 1골 1도움)에도 포항의 핵심 수비수로 활약했다.
2023시즌 김천상무에 입대한 그는 또 한단계 도약했다. 그는 “김천에서 중앙 수비수로 확실히 자릴 잡았다”면서 “중앙 수비수로 뛰면서 여러 장점이 나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입대 후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했다. 근육량, 몸무게가 늘면서 힘 있는 선수들과 경쟁할 때 확실히 편해졌다는 걸 느낀다”고 했다.
박승욱은 2024 시즌 K리그1 베스트 11에 선정됐다. 박승욱이 ‘K리그1 3연패’ 중심에 섰던 울산 주장 김기희와 올 시즌 최고의 중앙 수비수로 뽑힌 것이다.
그는 상만 받은 게 아니다. 한국의 모든 축구선수들이 로망인 태극마크도 달았다.
지난 6월 6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싱가포르 원정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같은 달 11일 중국과의 홈경기에서도 그라운드를 밟았다.
박승욱에게는 아직도 목이 마르다.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속팀 박태하 감독에게 확신을 심어주는 게 더 중요한 선결과제다.
그는 만능형 수비수답게 어느 자리로 이동해도 그 역할을 소화하는 ‘시프트형’ 수비수가 돼야 한다. 그리 빨라 보이지 않는데, 빠른 공격수를 꼼짝 못하게 하는 기술이 그에게는 있다.
박승욱의 가세로 수비에 안정을 되찾은 포항이 후반기 상승곡선을 그릴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