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사건 처리 줄었다…검찰청 폐지·특검 영향 미친 듯

2025-10-11

올해에 전국 검찰청에서 처리되는 사건이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청이 폐지 수순을 밟으면서 검사 이탈이 늘어나고, 특검 수사가 장기화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전국 검찰청에서 기소·불기소·보완수사 등으로 처리한 사건은 88만 7007건이다. 한 해 사건 처리 건수는 2023년 120만 931건에서 지난해 123만 5881건으로 증가했으나 올해 들어 감소세로 돌아섰다.

월별 처리 건수는 2023년 10만여 건에서 지난해 10만 2300여 건으로 늘었으나 올해는 9만 8500여 건에 그쳤다.

3개월이 넘도록 처리하지 못한 장기미제 사건도 증가세다. 올해 7월 말까지 3개월 초과 미제 사건 수는 2만 2564건으로 지난해 9075건보다 크게 늘었다. 6개월 넘게 처리하지 못한 사건도 9988건에 달한다.

검찰청 폐지에 따라 이탈하는 검사 수가 늘어나고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의 수사가 장기화하면서 검찰청 검사 수가 급감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검찰을 떠나는 검사 숫자는 증가하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올해 9월 초까지 퇴직한 검사 수는 100명에 달하고, 2월 평검사 정기인사 이후 매월 한 자리수였던 퇴직자는 7~8월 두 달간 47명에 달했다.

퇴직 검사는 검경 수사권 조정이 이뤄진 2021년 79명을 기록했지만 이후 2022년 146명, 2023년 145명, 지난해 132명 등으로 세 자릿수를 기록했다. 올해 같은 흐름이 이어진다면 최대 수준을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

내년 10월 2일 검찰청이 폐지되고 기소 담당 공소청 신설이 확정되면서 검찰을 떠나는 검사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9월 말 임용된 경력 법관에 검사 출신이 32명 임명됨에 따라 수십 명이 추가로 퇴직한 상황이다.

3대 특검에 딸려간 검사 수도 상당하다. 지난 6월 말 특검 출범 후 파견된 검사는 110명으로, 서울중앙지검과 수원지검을 제외한 나머지 지방검찰청 소속 검사보다 많다.

이에 더해 수사 기간과 파견 검사 수를 확대하는 개정 특검법으로 검사 이탈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김건희 특검 충원 검사는 30명, 내란 특검과 순직해병 특검도 각각 10명이 증원돼 총 파견검사는 160명이 된다.

이미 순직해병 특검팀에는 일부 부장검사가 충원됐고 김건희 특검도 최근 법무부와 검찰에 검사 3명 추가 파견을 요청한 상황이다.

한 검찰 간부는 "대부분의 특검 파견자들은 수사 능력을 인정받은 검사들"이라며 "검찰청이 폐지되기 전에 현장에서 많은 사건을 처리해야 나중에 혼란도 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부장검사는 "수사 경험을 쌓을 수 없으면 굳이 검사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검사들도 많다"며 "수사 역량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유인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 경기신문 = 안규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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