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시설업 정책토론회
신정훈·이성권 국회의원
소방시설협회 공동 개최
“업계 독립·통일성 확보,
불법하도급 부실 막아야”
[정보통신신문=서유덕기자]
국민 안전과 직결되는 소방설비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가운데, 소방시설업계가 업계 발전과 전문성 강화 및 품질 개선을 위한 소방시설 설계·감리 분리도급 제도 도입을 호소하고 나섰다.
신정훈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이성권 위원(국민의힘 국회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소방청과 한국소방시설협회가 공동 주관한 ‘소방공사 분리도급 정착과 설계·감리 분리도급 타당성’ 정책토론회가 25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소방시설업 관계자·전문가들은 설계·감리 분리도급의 타당함을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주제발표에 나선 김종천 한국법제연구원 기획경영본부장은 “지난 2020년 9월 소방시설공사 분리도급 제도가 시행됐으나, 설계와 감리는 다른 업종의 공사와 분리도급해야 할 의무가 규정돼 있지 않아 부실 우려가 여전하다”고 밝혔다.
이어 “소방시설업의 독립성과 통일성 확보, 소방 업체 간 균등한 입찰 기회 부여 면에서 소방시설의 설계·감리에 대해서도 분리도급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방시설 설계·감리는 소방시설공사업법상 하도급이 불가하다. 그러나 여러 공종의 면허를 가진 종합업체가 소방에 특화된 전문기술이 없거나 소방에 집중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소방 설계·감리 전문 영세업체에 하도급을 주는 실정이다.
이 과정에서 낮은 비율의 저가 수주로 종합업체가 이윤을 가져가고, 전문 영세업체는 남은 금액만으로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애로를 겪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본부장은 “발주자의 편의를 위해 소방 설계·감리를 타 공종의 용역과 통합발주하는 관행이 자리 잡은 현 제도를 개선하지 않는 것은 불법하도급이 발생할 수 있게 하는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소방 설계·감리 분리도급 제도 도입을 통해 소방시설업의 온전한 독립성을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인력·기술투자를 활발하게 진행해 산업 전체의 전문성과 기술력을 제고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채원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중앙위원장의 진행으로 이어진 토론에서, 패널들은 소방시설 설계·감리 분리도급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도 원만한 제도화를 위한 제언을 아끼지 않았다.
김진영 더불어민주당 행안위 수석전문위원은 “소방시설 설계·감리 통합발주로 업무량 대비 적은 용역비, 인력 수급의 어려움 등 문제가 고질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는 부실한 자재의 사용과 시공 품질 저하로 이어지고, 곧 소비자의 피해로까지 연결된다”고 강조했다.
최만림 국민의힘 행안위 수석전문위원은 “소방시설 설계·감리 분리도급은 품질 향상과 부실공사 방지라는 장점이 분명하지만, 예상되는 문제점에 대한 보완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소방공사와 비교해 설계·감리는 업체 규모가 더 작고 금액의 비중도 낮은 수준”이라면서 “공사·용역 건수의 과다로 감독과 예산 집행의 애로, 전체 공정에서의 종합적인 계획·관리·조정의 어려움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정훈 의원은 “소방시설 설계·감리 분리도급에 대한 타당성 논의는 단순히 발주 방식이나 절차의 개선을 넘어 국민 안전에 직접 연계되는 정책적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전문가들의 다양한 고견을 통해 화재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해결 방안이 제시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박현석 한국소방시설협회 회장은 “소방시설 설계‧감리 분리도급 제도가 도입된다면 적정 용역비로 설계·감리 업무가 이뤄지고 업체의 기술력 향상과 독립성 확보가 가능하며, 소방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될 것”이라면서 “이번 토론회를 통해 소방산업 발전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