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폴로 11호에 탑승한 우주 비행사는 3명이다. 한 명은 인류 최초로 달을 밟았다는 그 유명한 닐 암스트롱. 다른 한 명은 버즈 올드린이다. 영화 ‘토이 스토리’의 실제 모델이다. 나머지 한명은 마이클 콜린스다. 뮤지컬 ‘비하인드 더 문’은 3명 중 가장 덜 알려진 콜린스에 조명을 비췄다. 그는 달 탐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대중에겐 잊힌 이름이다. 동료들이 달에 발자국을 남기는 동안 그는 달 궤도에서 사령선을 조정했다. 올드린이 사령선을 조정할 능력이 안 돼 콜린스가 남았다고 한다.
그에게 붙은 수식어는 ‘인류 역사상 가장 외로운 인물’이다. 이 작품에서 지구와 교신이 끊긴 뒤 나타나는 콜린스의 모습은 ‘절대적 고독’의 순간을 보여준다. 외로움에 울부짖기라도 할법한데 콜린스는 평온하다. “내 발자국이 남겨지지 않아도 괜찮아. 달에 가자. 어두운 뒷모습은 내가 기억할 테니.” 지구로 돌아온 뒤 콜린스의 모습이 더 인상적이다. 암스트롱은 과도한 관심에 부담스러워하고 올드린은 반대로 자신의 성과가 묻힌 게 불만이다. 가장 외로웠던 콜린스가 가장 평온한 일상을 이어간다. ‘관종’이 넘쳐나는 세상이어서 그런지 이런 콜린스의 모습이 신선하다.
이 작품은 1인극이다. 초고는 5인극이었는데 콜린스를 더 잘 보여주기 위해 형식을 바꿨다는 게 제작진 설명.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도재학’으로 이름을 알린 정문성은 콜린스를 비롯해 암스트롱·올드린 등을 홀로 연기하며 ‘어쩌면 해피엔딩’ 등을 통해 쌓은 내공을 여실히 보여줬다. 유준상·고훈정·고상호도 캐스팅됐다. 공연은 내년 2월 8일까지 충무아트센터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