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정제되지 않은 언행으로 여러 차례 구설에 올랐던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브라질 폄훼 발언으로 또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19일(현지시간) dpa통신 등에 따르면 메르츠 총리는 지난 13일 베를린에서 열린 무역 콘퍼런스에서 "지난주 브라질에 함께 있던 기자들에게 '여기 남고 싶은 사람 있느냐'고 물었는데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다"며 "모두들 그곳에서 독일로 돌아오게 돼 기뻐했다"고 언급했다.
앞서 메르츠 총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를 앞두고 지난 7일 브라질 벨렝에서 열린 기후정상회의에 참석했다. 브라질 북부 아마존 열대우림과 맞닿은 파라주 벨렝은 리우데자네이루 등 대도시에 비해 낙후한 지역으로 인식된다. 브라질은 기후변화의 직접적 영향을 각국에 보여주기 위해 아마존 인근인 이곳에서 회의를 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메르츠 총리의 발언에 브라질은 강하게 반발했다. 루이스 이냐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메르츠 총리가 벨렝에서 춤을 추러 가거나 음식을 먹어봤어야 한다며 "그러면 베를린이 파라주나 벨렝시의 10% 수준도 제공하지 못한다는 걸 알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두아르두 파에스 리우데자네이루 시장은 엑스(X)에 메르츠를 가리켜 '나치', '히틀러의 부랑자 아들'이라고 적었다가 삭제했다.
독일 정치권도 "국제무대에서 스스로 망신을 샀다", "독일인은 오만하다는 편견을 강화했다"며 메르츠 총리의 사과를 요구했다. 현지 매체 슈피겔은 "메르츠가 브라질에서 도시 이미지 논쟁을 일으켰다"며 "제계 3위 경제대국 정부 수반이 기후변화의 영향에 맞서 싸우고 있는 도시를 회의 개최지로 택한 나라에 불평한 건 분명히 무례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슈테판 코르넬리우스 연방정부 대변인은 이날 "메르츠 총리는 우리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 중 한 곳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며 "브라질 역시 아름다운 나라지만 약간의 서열을 매긴 게 비난받을 일은 아니라고 본다"고 반박했다.
메르츠 총리는 과거에도 거친 발언으로 수차례 뭇매를 맞은 바 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 첫해인 2022년 우크라이나인들이 피란민 복지 혜택을 받기 위해 독일과 모국을 오간다면서 이를 "사회적 관광"이라고 불렀다.
지난달에는 이민자를 가리켜 "도시 이미지에 이 문제가 여전히 남아있다"고 했다. 해명을 요구하는 기자에게 "딸이 있다면 내가 한 말이 무슨 뜻인지 한번 물어보라"고 반문했다가 이민 강경책에 여성을 이용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 발언으로 전국에서 규탄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