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 많은 김민지 아나운서 “친근함으로 다가갈게요” [인터뷰]

2024-10-28

WWE 프로레슬링을 즐겨보는 시청자라면 친근하게 다가오는 이름이 있으니 바로 김민지 아나운서다.

현재 김민지 아나운서는 WWE 리뷰 프로그램은 물론 골프 방송을 진행하고 있으며 자신의 유튜브 채널까지 운영하는 등 스포츠 아나운서로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김 아나운서의 매력을 꼽자면 주변을 밝게 만드는 ‘흥’이다. 가식이 없고 타고 난 ‘흥’을 카메라에 고스란히 녹여내는 재주가 뛰어나다. 김민지 아나운서의 매력을 좀 더 탐구하기 위해 지수포 빌딩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Q : 현재 골프와 WWE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과거에는 야구나 축구 등에서도 진행을 맡았고. 스포츠를 좋아하나?

김민지 아나운서(이하 김민지) : 운동을 잘했다. 초등학교 때 달리기를 잘해 중장거리 선수로도 활동했고, 시에서 주최하는 대회에 나가 2위, 3위도 해봤다. 검도를 좋아한 적도 있었는데 2단까지 딸 정도였다. 체육시간은 늘 만점이었다.

Q : 하지만 대학에서의 전공(불문학, 국문학)은 스포츠와 거리가 멀었다.

김민지 : 자라면서 딱히 하고 싶었던 꿈은 없었던 것 같다. 그러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출판사에서 일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번역도 하고 직접 내가 맡아 출간도 했다. 그때 떠오른 게 이야기를 글로 전하는 것도 좋지만 말로 전달하는 것도 좋겠다 싶었다. 마침 학창시절 선생님께서 아나운서 해보는 것 어떻겠냐라는 말이 떠올랐고 퇴사 후 본격적으로 준비했다.

Q : 아나운서가 되고 처음 맡았던 프로그램 기억하나.

김민지 : 경남 창원에 있는 TBN 경남 교통방송국에서 시작했다. 교통 상황과 날씨 등을 실시간 라디오로 중계했다. 사실 아나운서 준비가 남들에 비해 늦다보니 온갖 고생을 다했다. 방송 경험을 빨리 쌓기 위해 말 그대로 불러주는 곳이라면 어디든 다 갔다. 유소년 축구 대회 진행을 위해 강원도 양구까지 가 2박 3일 머물다 다시 창원으로 돌아와서 교통 방송 일정 소화하고, 그리고 또 서울에 와 유튜브 촬영도 하고. 하루에 잠을 4시간 정도 밖에 못잘 정도였다.

Q : 그래도 그때의 경험이 아나운서로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을 것 같다.

김민지 : 맞다. 그때 들었던 확신이 있다. 몸은 힘들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것, 그리고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다. 학창 시절 이렇다 할 꿈이 없던 내가 달라진 순간이다.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있으니 잘 해야지, 끝을 봐야지라는 생각이 들어 악착같이 하고 있다.

Q : 현재 맡고 있는 프로그램은?

김민지 : IB스포츠에서 WWE 스맥다운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인 ‘애프터 번’, GOLF & PBA 채널에서 ‘노컷 레슨’을 생방송으로 진행하고 있다.

Q : WWE 진행하시는 걸 보면 정말 많은 선수들을 알고 있다. 해당 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노력을 쏟아 부었다라고 볼 수 있을 텐데.

김민지 : 동감한다. WWE를 이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특히 WWE는 선수들마다 각각의 캐릭터가 존재하고 등장인물들 간의 갈등과 서사가 있다. 이를 알지 못한다면 정확하게 전달할 수 없다. 예를 들면 선수들의 등장곡을 모두 엑셀로 모두 정리해뒀다. 지금 등장곡이 나오면 3초 안에 맞힐 자신이 있다.

Q : 좋아하는 프로레슬러는?

김민지 : 존 시나를 좋아한다. 어릴 때 친오빠와 함께 봤던 기억이 있어서 그런지 아직도 존 시나를 좋아한다.

Q : 이야기를 범위를 넓혀보자. 지금까지 많은 스포츠 종목들을 거쳤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종목이 있다면?

김민지 : 아무래도 야구다. 스포츠 아나운서를 준비할 당시 야구 프로그램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배우게 됐다. 인터뷰는 이렇게 하는구나 등등 야구에 깊게 빠져든 시절이 있었다. 좋아하는 팀은 롯데 자이언츠다.

또한 야구는 대부분의 종목이 빨리 진행되고 결과를 바로 알 수 있는 것과 다르게 진행된다는 매력이 있다. 한 번 보게 되면 그 속에 빠져들고, 선수와 관중 모두가 같은 호흡으로 경기를 바라본다. 그러다 큰 것 한 방이 나올 때의 타격감과 혼연일체 된 관중들의 환호, 그런 응원 문화가 좋다.

Q : 최근에는 정명훈이나 세븐이 운영하는 골프 유튜브 채널에도 출연한다.

김민지 : 배운지 얼마 안 돼 그리 잘 치지 못한다. 다만 골프 역시 내가 노력하는 만큼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 처음에는 드라이버 샷이 100m도 뻗지 못했는데 이를 악물고 연습하니 이제는 170~180m 정도의 비거리가 나온다. 그 쾌감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물론 아직 초보 단계라 투자한 만큼의 성과가 나오는 것이지 실력이 더 늘면 더 어려워진다고 들었다. 그래도 재밌다.

Q : 방송 출연도 하면서 유튜브 채널도 운영한다.

김민지 : ‘밍키코 mingi_ko’라는 채널이다. 내가 일을 할 때만 밖에 나갈 뿐 그 밖의 시간에는 집에만 있다. 그래서 친구들이 장난으로 히키코모리라고 놀리고, 아예 별명도 민키코로 불린다. 그러다 아예 이걸로 유튜브 영상을 찍어보자 하게 됐고, 평소 관심 많은 IT 제품 리뷰, 야외에서는 운동신경이 있다 보니 수상레저, 볼링, 당구 등을 콘텐츠로 하고 있다.

어르신들에게 반응이 참 좋다. 가령 IT쪽이라면 기계를 뜯어보거나 전문적으로 리뷰를 하지 않고, 쉬운 언어와 내가 알고 있는 상식선에서 말씀을 드렸다. 50~60대 어르신들이 딸을 보는 것 같다며 좋아해주신다. 누구나 친근하게 볼 수 있는 콘텐츠다.

Q : 사실 ‘김민지’라는 이름을 검색하면 많은 이들이 나온다. 축구선수 박지성 부인을 비롯해 육상선수 김민지도 있고. 아나운서 김민지만의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김민지 : 부모님께서 물려주신 내 이름이 너무 좋다. 바꿀 생각은 전혀 없다. 사실 주변으로부터 이름을 바꾸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하지만 오히려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방송이라는 영역에서 계속 노력하면, 골프와 마찬가지로 더디지만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진심을 담아 방송을 하고 노력을 이어간다면, 언젠가는 시청자들도 ‘쟤 방송 잘한다’, ‘준비 잘한다’, ‘쟤 나오면 재미있을 것 같은데’라고 생각해주실 것 같다.

Q : 아나운서로 활동하며 실수를 범하거나 아찔한 순간도 있었을 텐데.

김민지 : 2022년 지역구 개표 방송에 현장 뉴스캐스터로 나간 적이 있었다. 후보자들의 이름은 물론 숫자도 틀리면 안 되는 자리다. 하지만 실시간으로 소수점이 바뀌는데 정신이 아득해졌다. 그 당시 생각을 버리고 보이는 것에만 집중하라는 마음으로 이겨낸 적이 있다. 그때 깨달았다. 사람이 말을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이후 이런 생방송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카메라를 켜놓고 연습에 매진했다. 대본이 먼저 나오면 아예 외워버렸고, 버튼을 누르면 말이 술술 나오는 기계처럼 만들었다. 그래도 말문이 막힐 때가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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