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오는 6.3 대통령선거와 관련해 정치권에서 1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독주에 제동을 걸 방안으로 일명 ‘반 이재명 빅텐트’가 부상하고 있다. 보수진영에서 이번 대선 승리를 위해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출마와 더불어 유력 후보들이 과거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사례와 같은 대승적 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캐스팅보트'로 여겨지고 있는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합류 여부가 결정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복수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은 타후보를 압도하고 있다. 이 후보는 주요 후보들과 양자 대결에서 오차범위 밖 우세를 기록하는 중이다. 보수진영에서 뚜렷한 경쟁력을 갖춘 후보를 내지 못함에 따라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기류가 굳어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후보와 국민의힘 후보의 맞대결이 치러진다면 이 후보가 쉽게 승리의 미소를 지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범보수 후보들이 단일화할 경우에는 이번 대선에서 반전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세계일보가 여론조사업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전국 성인남녀 1020명을 대상으로 여론을 조사한 뒤 14일 발표한 가상 3자 대결 결과에 따르면 이준석 후보는 11%에서 14%의 지지율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재명 후보의 경우 43~45%를 기록해 1위의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국민의힘 후보는 김문수 후보와 홍준표 후보가 각각 29%로 보수 후보 중 최고 지지율을 기록했다.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후보가 범보수 후보로 단일화할 경우 이들 지지율의 단순 합은 40~43%로 이재명 후보(43~45%)와 경쟁이 오차범위(±3.1%)내로 좁혀지게 된다. 높은 비호감도로 이재명 후보가 과반의 지지를 받지 못할 것이란 전망에 따르면 ‘범보수 단일화’가 승부수가 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에 국민의힘 유력 주자들은 벌써부터 ‘범보수 단일화’에 긍정적 신호를 보내고 있다. 여권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장관은 “이재명을 이기려면 어떤 경우든 힘을 합쳐야 한다”며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나경원 의원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다면 많은 상상을 해봐야 한다”고 호응했으며, 한동훈 전 대표는 “빅텐트에 원칙적으로 동의한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반명 연정도 가능하다”고 러브콜을 보냈다.
아울러 국민의힘에서는 범보수 단일화를 넘어 한 권한대행의 출마로 노무현-정몽준 모델을 재현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한 권한대행은 호남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역임한 바 있다. 이에 한 권한대행은 보수진영을 넘어 진보진영 지지자를 아우를 수 있는 확장력을 갖춘 인물로 평가된다. 따라서 한 권한대행이 출마해 범보수 단일화를 이루고, 여기에 이낙연 전 국무총리 등 진보 진영 일각에서까지 합류한다면 '반명 빅텐트'의 파괴력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빅텐트가 펼쳐지기 전 해결해야 할 장애물이 많아서 쉽사리 실현 가능성을 예단하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범보수로 분류되는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측은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빅텐트 합류에 대해 “탄핵 반대파들과 무엇을 함께할 수 있겠나. 우리는 처음부터 대선 완주를 목표로 했다. 빅텐트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이르기도 하지만, 합류할 생각도 없다”고 일축했다.
정치평론가인 김철현 경일대 특임교수는 “빅텐트 핵심은 이준석 후보다. 그런데 이 후보는 전혀 생각이 없어 보인다. 이 후보는 40대 기수론을 꺼내며 윤석열의 보수는 실패했다고 이미 정의를 내렸다. 국민의힘에서 탄핵에 반대했던 후보가 나온다면 이 후보는 반사이익을 얻기 때문에 자신의 가치가 더 커지게 된다”면서 “현재까지 상황에서는 빅텐트가 실현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파괴력 또한 아리송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편 앞서 인용된 3자 가상대결에 대한 여론조사는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에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됐다. 접촉률 37.3%에 응답률은 13.3%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