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는 우리나라가 설계부터 생산까지 우리 기술로 독자 개발된 최초의 국산 전투기다. 2025년 8월 10일 첫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세계 8번째 초음속 전투기 개발국 반열에 올랐다.
KF-16 이상 성능을 갖춘 중간급 전투기다. 4세대 전투기지만 일부 5세대 스텔스기 성능과 최신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 등을 갖고 있어 4.5세대 전투기로 불린다. 외형은 레이더 반사를 작게 하는 스텔스 형상으로 만들어져 현존 세계 최강 스텔스기인 미 F-22 ‘랩터’와 비슷해 ‘베이비 랩터’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KF-21 제원을 보면 길이 16.9m, 높이 4.7m, 폭 11.2m 크기다. 미 F-16은 물론 F-35 스텔스기 보다는 크지만 F-15와 F-22 보다는 작다. 최대 탑재량은 7700㎏, 최대 속도는 마하 1.81(시속 2200㎞), 항속거리는 2900㎞에 달한다. 전투기 안에 들어가는 전선 총길이만 32㎞에 달한다.
다양한 국산 및 외국제 미사일·폭탄으로 무장한다. 공대공 미사일은 유럽제인 미티어 중거리 미사일과 AIM-2000/IRIS-T 단거리 미사일을 장착한다. 유럽 MBDA가 개발한 미티어 공대공 미사일은 음속의 4배가 넘는 속도로 200㎞ 떨어져 있는 적 항공기를 격추할 수 있다. 이런 성능을 가진 공대공 미사일은 일본에는 아직 없고 중국·러시아 정도만 갖고 있어 동북아 최강급(級)으로 평가된다.
공대지 무기로는 합동직격탄(GBU-31 JDAM)을 비롯한 GBU 계열 폭탄과 국산 한국형정밀유도폭탄(KGGB)과 함께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개발 중인 ‘천룡’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ALCM) 등이 탑재 된다. 최대 500여㎞ 떨어진 목표물을 족집게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은 ‘전략 무기’로 분류한다.
그러나 KF-21의 진정한 가치는 ‘한국형 독침 무기’ 장착이다. 한국형 독침 무기로는 초음속 공대함 미사일, 극초음속 미사일, 미사일 상승 단계 요격미사일 등이 꼽힌다. 국산 초음속 공대함 미사일은 유사시 KF-21에서 발사돼 중·러 등 주변 강국의 항공모함과 수상 함정 등을 격침할 수 있는 핵심 무기다.
KF-21은 2026년 체계 개발을 완료하고 하반기부터 공군에 전력화될 예정으로 2028년까지 총 40대가 순차 인도된다.

하지만 주목해야 할 점은 군 당국은 한발 더 나아가 030년대 말~2040년대 초쯤을 목표로 스텔스 도료(페인트)는 물론 내부 무장창까지 갖춘 KF-21 개량형 5세대 스텔스기를 개발할 계획이다. 내부 무장창을 도입하면서 향상된 은밀 침투 능력을 갖춘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KF‑21EX’가 그 주인공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가 ‘KF-21 보라매’를 세 가지 버전으로 개발하는 파생형 중 하나다. 현존하는 실전 배치된 전투기 중 내부 무장창을 가진 전투기는 F-22, F-35, 젠(J)-20, 수호이(Su)-57 밖에 없는 최첨단 기술이다. 레이더 반사면적(RCS)도 획기적으로 줄여 실질적으로 ‘레이더에 거의 잡히지 않는’ 완전한 스텔스 기능을 갖추게 된다.
게다가 저피탐 소재에 금속 코팅, 엔진 배기 노즐까지 스텔스화 함으로써 열 추적 및 레이더 회피가 획기적으로 높아지게 설계된다. 군 당국은 KF-21EX 개발을 통해 한국이 미국, 중국, 러시아에 이어 4번째로 독자적인 5세대 전투기 보유국으로 자리매김할 방침이다.
그렇다면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KF‑21EX의 성능은 과연 얼마나 될까.
미국 군사 전문매체 워존(TWZ)은 최근 KF‑21EX 분석 보도를 통해 “벙커버스터급 무장을 기체 내부에 수납함으로써 스텔스 성능을 강화하고 있어 한국 공군의 전략적 요구에 맞게 진화하고 있다”면서 “전체적인 저피탐(스텔스) 수준에서는 여전히 미국의 5세대 전투기 F‑35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KAI가 공개한 공식 렌더링을 살펴보면 KF‑21EX는 동체 하부 좌우에 내부 무장창을 갖추고 약 2000파운드(약 907㎏)급 유도폭탄이 장착된 모습이 묘사됐다. 이에 대해 워존은 해당 폭탄이 GBU‑31 합동직격탄(JDAM)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KAI는 개발 초기부터 통합 운용을 전제로 설계한 전략급 무장으로 JDAM 장착 가능 여부를 공식 확인된 바 있다.
워존은 KF‑21EX가 이 무장을 내부 무장창에 장착함으로써 피탐 면적을 최소화해 고강도 전략 타격이 가능한 스텔스 플랫폼으로 도약하고 있다고 봤다. 특히 러시아 Su‑57과 중국 J‑20 전투기도 유사한 무장을 제한적으로 내부 탑재할 수 있지만, KF‑21EX는 실질적 작전 적용을 전제로 개발된 점에서 차별화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워존은 내부 무장창 도입이 생존성과 임무 효율성을 높여 진보한 것은 분명하지만 KF‑21EX의 전체 스텔스 성능은 F‑35보다는 한 단계 아래일 것으로 전망했다. KF‑21EX가 중간급 스텔스기로 출발해 점진적 진화를 추구하는 반해 F‑35는 고도화된 저피탐 설계를 처음부터 전제로 제작된 기체라는 점에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KF-21EX의 핵심 개선사항인 내부 무장창(IWB) 탑재를 통해 최대 4발의 MBDA ‘미터어’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과 8발의 소형 공대지 미사일, 2발의 2000파운드급 유도폭탄 수납이 가능하게 설계된다. 자동 표적 인식 기능을 갖춘 능동전자주사배열(AESA) 레이더와 F-35와 유사한 전자광학표적획득장비(EOTS), 360도 상황인식을 위한 전자광학분산개구시스템(EODAS) 탑재 등 항공전자 장비도 대폭 강화된다.
외형과 센서 구성에서 확연한 개량이 이뤄진다. 노피 형상이 재설계되고 레이돔은 레이더 반사면적(RCS)을 줄이는 구조로 변경되며 기수 아래에는 전자광학 표적 조준 시스템(EOTS)이 새롭게 장착된다. EOTS는 적외선 탐지·추적 기능까지 포함한 통합 표적 센서로 F‑35의 주요 조준 시스템과 유사한 성능을 발휘한다.
KF-21EX 제원은 길이 16.9m, 높이 4.7m, 날개폭 11.2m에 달한다. 미 제너럴일릭트릭제 F414-GE-400K 터보팬 엔진 2기를 장착해 최고속도 마하 1.8, 전투반경 1000㎞에 이른다.
특히 인공지능(AI) 기반 임무 컴퓨터, 디지털 RF 기억장치(DRFM) 방식의 투하형 기만기(미끼), 고급 상황 인식 시스템 등을 적용한다. AI가 통합 센서를 통해 조종사는 한눈에 표적 식별·위협 우선순위 판단·항로 설정 등 전투 결정 정보를 제공 받는다. 이 같은 기술들은 향후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MUM‑T)와의 연계 운용에도 핵심 기반이다.
워존은 따라서 이 같은 성능 덕분에 KF‑21EX는 미 F‑15EX처럼 고성능 파생형 모델로 진화하는 전략적 의미를 갖는다고 분석했다. F‑35보다 낮은 스텔스 성능을 보완하면서도 국내 기술 기반의 유연한 설계 확장성과 통제력을 바탕으로 수출형 전투기 시장에 경쟁력을 갖춘 기종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