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터닷컴, 6년치 통계 집계
"1월보다 2만7000불 더 받아"
질로우 지난해 통계에선 5월말

부동산 정보 사이트 리얼터닷컴이 2018년부터 2024년까지 시장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4월 13~19일이 집을 팔기에 가장 유리한 시기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주택 시장이 사실상 얼어붙었던 2020년은 통계에서 제외했다.
이 시기가 최적기로 꼽히는 이유는 높은 집값, 강한 구매 수요, 낮은 경쟁률이라는 세 가지 조건이 동시에 충족되기 때문이다. 리얼터닷컴에 따르면 4월 중순에 집을 내놓은 판매자는 연초 대비 6.7%, 연평균보다 1.1% 더 높은 가격을 받을 가능성이 컸다. 이는 1월 대비 약 2만7000달러, 연평균 대비 4800달러 높은 수준이다.
4월 중순은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주택 가격이 연중 가장 높은 시기다. 이때 집을 시장에 내놓으면 가격을 낮출 필요 없이 최대한 높은 가격을 유지하며 판매할 가능성이 크다.
이때는 구매자 수요도 증가하는 시기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복수 오퍼가 들어올 확률이 높아진다. 실제로 4월 중순 리얼터닷컴에 등록된 매물의 조회수는 연평균보다 17.7% 많았다. 이는 적극적인 구매자가 증가하고 있으며, 매물이 잘 관리된 상태라면 더 많은 오퍼와 높은 가격 제안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여전히 높은 상태다. 지난해 10월 6.08%까지 내려갔던 모기지는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모기지는 6.67%로 시장의 기대만큼 하락하지 않았지만 지난 1월 16일 7.04%를 기록한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주택 시장에 어느 정도 활기를 불어넣었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지난 20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월 기존 주택 판매량은 지난 1월 대비 4.2% 증가하며 모두 426만 건을 기록했다. 이는 대기 중이던 구매자들이 봄이 다가오면서 적극적으로 시장에 뛰어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만큼 집을 사려는 수요가 크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소폭이지만 주택 가격이 상승하는 시장 기조가 예상되는 가운데 모기지 금리가 1월 중순 이후의 하락세를 유지하면 주택 구매 수요가 몰릴 수 있어 4월 주택 판매는 더욱 활기를 띨 수 있다.
지난 2월 전국에서 거래된 주택의 중간 가격은 39만8400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상승했다. 2월 재고 물량도 늘어서 NAR 조사에서 123만 유닛으로 지난해 2월보다 17%나 증가했다.
통계상으로도 4월 중순에 나온 주택은 더 빨리 팔리는 경향이 있다. 봄철 부동산 시장은 회전이 빠르기도 하지만 4월 중순에는 전체 평균보다 9일 빠르게 팔렸다. 지난해의 경우 매물이 시장에 나와 있는 평균 기간은 46일로 다른 기간보다 5~7일 빠르게 거래됐다.
올해 부동산 시장의 매물 재고량은 201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팬데믹 이전보다 낮은 수준이다. 올해 초 매물량은 지난해 대비 24.6% 증가했지만, 팬데믹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24.8% 낮았다. 즉, 시장 재고가 늘고 있지만 여전히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4월 13~19일은 매물이 연평균보다 13.2% 적은 시기다. 이는 경쟁이 적다는 의미로 이 기간에 집을 내놓으면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늦봄이나 여름으로 갈수록 신규 매물이 증가하면서 경쟁이 심화하고, 매물이 시장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
매물이 빠르게 거래되면 판매자는 여러 가지 이점을 누릴 수 있다. 매물이 팔리지 않고 시장에 오래 머무를수록 모기지와 유지보수 비용이 증가하는데 빠른 판매는 이러한 부담을 줄여준다. 또 통계에도 이른 시기에 거래될수록 구매자가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할 가능성이 커지고 인기 매물로 인식될수록 오퍼가 더 많이 들어온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집을 매력적으로 꾸미는 홈스테이징 작업과 정리정돈, 소규모 수리를 하는 것이 판매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집 상태에 너무 신경 써 불필요한 수리를 하다 보면 때를 놓칠 수도 있다. 수리는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꼭 필요한 부분만 하고 판매 타이밍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가격도 처음부터 적절한 수준에 설정해야 한다. 통계에 따르면 4월 중순에 등록된 매물 가운데 가격을 조정한 경우는 연평균보다 20.9% 적었다. 이는 처음 제시한 가격에 가깝게 거래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가격을 낮추지 않고 원하는 금액에 판매할 수 있는 확률이 높은 만큼, 4월 중순은 주택 판매를 고려하는 사람들에게 최적의 타이밍이 될 수 있다.
최고의 판매 시점에 관해서 이달 초 발표된 질로의 통계도 고려할 만하다. 리얼터닷컴의 6년 통계와 달리 질로는 지난해 한 해의 통계를 제시했다. 질로 집계에 따르면 최적의 판매 시기는 5월 말 2주 동안으로 판매량은 평균보다 1.6% 많았으며 판매가격은 평균보다 5600달러 더 높았다. 질로의 통계는 여러 가지 사정으로 4월 중순에 집을 내놓기 어려운 이들에게 5월을 타이밍으로 잡을 근거가 된다.
안유회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