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 일부 수입차 가격이 인상된다.
고환율과 물류비 등에 대한 부담이 가중된 결과다. 인상 폭은 최대 3% 미만이지만, 딜러사별 할인이 줄어 실제 구매자가 체감하는 인상 폭은 커질 전망이다.
벤츠는 4월부터 주요 차종에 대한 가격을 조정하겠다고 공식화했다. 권장 소비자 가격의 최대 2%대다. E클래스가 1.7%, S클래스가 2% 안팎으로 오를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BMW도 지난달부터 일부 차종을 대상으로 가격을 올렸다. 인상 폭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제품군을 중심으로 차종별 최대 300만원 수준이다. 다른 차종도 인상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수입차 가격 조정은 유로화 환율 급등과 원자재, 물류비 상승이 맞물린 결과다. 메이저 수입차가 가격을 인상한만큼 다른 수입차도 가격 인상을 결정할 지 주목된다.
유럽차 브랜드는 2023년 말 대비 유로화 대비 원화 가치가 약 8% 하락하면서 원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해 초 1400원대였던 유로 환율은 이달 1600원대에 근접했다.
다만 아우디, 폭스바겐, 포르쉐, 랜드로버 등 다른 유럽차 브랜드는 아직 가격 인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고환율이 지속될 경우 연식 변경 등 신형 모델 출시 때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 수입차 브랜드 관계자는 “당장 환율에 따라 가격을 조정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고환율 등 여파로 연식 변경 모델 출시에 따라 가격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북미 등에서 수입하는 미국차 브랜드 등도 가격 인상을 저울질하고 있다. 1300원대를 유지하던 달러 환율은 이달 1460원대를 오가고 있다.
수입차 딜러사별로 진행하던 할인 혜택도 크게 줄 전망이다. 차량 공급 단가가 높아지는 가운데 지난 해 재고가 대다수 해소된 영향이다. 딜러사는 가격 인상 이후 프로모션 제한으로 수익성을 확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딜러사 관계자는 “계약 월과 출고 월이 다를 경우 소비자 입장에서 인상된 가격으로 차량을 구입할 수 있다”며 “분쟁을 막기 위해 계약 때 고객에게 이런 상황을 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