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 던지는 강속구 후배들 보며 웃는 한화 류현진 “내가 팀 평균 스피드 다 떨어뜨리는 것 같다”

2025-03-14

한화에는 강속구 투수들이 많다.

지난 11일 열린 인천 SSG에서는 한화 문동주가 최고 159.7㎞의 공을 던져 화제를 모았다. 새 외국인 투수 코디 폰세도 시범경기에서부터 150㎞ 중반대의 공을 던진다. 고졸 신인 정우주도 150㎞는 가뿐히 넘긴다.

한화 에이스 류현진은 팀에 강속구 투수들이 많아져서 흐뭇할 따름이다.

류현진은 1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나 때문에 평균 스피드가 떨어지는 것 아닌가”라며 웃었다.

전날 류현진은 시범경기 첫 등판을 소화했다. 4이닝 4안타 1홈런 1볼넷 3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65개였으며 직구(37개)와 체인지업(19개), 커브(9개) 등의 구종을 섞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7㎞였다.

최고 구속이 나쁘지 않지만 팀내 강속구 투수들이 워낙 많기에 소위 말하는 ‘명함’도 내밀수 없다.

류현진은 “나랑 이태양 둘이서 평균 스피드를 다 떨어뜨린다고 장난칠 정도다”라며 “강한 공들을 뿌리는게 대단하다”라며 웃었다.

‘엄살’을 부렸지만 류현진에게는 강속구가 중요한 게 아니다. 게다가 시범경기이기 때문에 크게 힘을 들이지 않았다. 류현진은 시범경기 첫 등판을 치른 소감으로 “전체적인 느낌은 괜찮았다. 생각한 것보다 스피드도 그렇고 제구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좋았다”라고 말했다. 구속에 대해서는 “일본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보다는 주자 있는 상황에서는 좀 더 힘을 써서 던졌다. 그러다보니까 2㎞정도 더 나온 것 같다”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지난해 류현진은 한화 복귀를 알리며 스프링캠프에 뒤늦게 합류했다. 그리고 시범경기를 치르면서 개막 준비를 했다. 당시를 돌이켜본 류현진은 “지난해 이맘때에 비하면 훨씬 좋다. 작년에는 시범경기를 할 때 컨디션이 완전히 안 올라온 상태에서 하다보니까 힘들었는데 어제(13일)은 좀 편하게 던졌다”라고 말했다.

첫 등판을 치른 후 보완할 점을 더 채우겠다라는 자평을 했던 류현진은 “선두 타자 출루가 몇 번 있었다. 병살타로 처리하곤 했지만 그래도 선두타자가 나가면 어렵게 끌고 갈 수 있기 때문에 첫 타자를 잡는게 중요할 것 같다”고 했다.

류현진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로 떠나기 전 ‘소년 가장’이라고 불리곤 했다. 등판을 하던 날 수비진에서 실책이 속출하며 어려운 피칭을 할 때도 있었다. 당시 류현진이 한 방송에서 초등학교 야구 선수들에게 “수비 믿고 던지면 안 되지, 네가 잡아야지. 네가 이겨야한다. 이 타자를 무조건 잡아야한다. 삼진으로 무조건 잡아야한다, 이런 생각으로”라고 말하는 장면이 ‘짤’로 형성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지난해에도 결정적인 수비 실책이 종종 나와 류현진을 힘들게 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올해 시범경기에서는 한화가 조금 더 견고한 수비를 선보이고 있다. 류현진이 등판했던 13일도 수비의 집중력이 보였다. 류현진도 “좋은 수비 플레이가 나오면 투수들도 힘을 얻고, 팀 전체적인 분위기도 올라올 수 있다. 그런 플레이들이 나올수록 팀 전체가 좋을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타자를 수비 도움을 받아 잡아내기보다는 직접 잡아내야한다는 마음 가짐은 변함이 없다. 류현진은 “똑같다. 투구가 삼진을 잡아야한다”라고 말했다.

팀에서 마운드의 중심을 잡고 있는 류현진은 많은 후배들이 본받고 싶어하는 롤모델이다.최근 롯데 김진욱이 류현진에게 용기를 내서 체인지업을 배웠다는 일화를 전했다. 류현진은 “사실은 깜짝 놀랐다. 갑자기 와서 물어보더라. 다른 팀 선수들 뿐만 아니라 우리 팀 선수들도 나에게 오면 내가 아는 선에서는 알려줄 것이다. 내가 알려준다고 해서 다 되는 건 아니지만 후배가 물어봤다는 점이 되게 좋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사실 물어보는 후배가 많지 않다. 물어본 선수가 5명 안에 꼽힌다. 다른 팀에서 물어본 건 김진욱이 처음”이라고 했다.

아직 한화의 선발 로테이션이 정해지지 않았다. 개막전 선발도 마찬가지다. 한화는 15~16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리는 NC와의 2연전을 마치고 선발 로테이션을 정할 예정이다. 류현진이 2년 연속 개막전에 등판할 지 여부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류현진 역시 “아직은 정해진 것이 없다”라고 말했다. 묵묵히 시즌을 준비할 뿐이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