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축산 혁신 막는 규제 철폐해야”

2025-05-11

“목표가 뚜렷한 육종방향을 세워야 합니다.” “각종 규제를 풀어 스마트축산 진입 장벽을 낮춰야 합니다.”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한우 사육농가들이 한우산업과 관련한 다양한 정책 제안을 쏟아냈다. 8일 농촌진흥청과 전국한우협회가 공동 주관한 ‘현장과 과학기술의 융합으로 이끄는 한우산업의 혁신’ 심포지엄에서다. 전북 전주 농진청 연찬관에서 열린 행사에는 권재한 농진청장, 민경천 한우협회장, 안병우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대표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목표별 육종방향 정하고 수출 창구 일원화해야”=김학수 경기 김포 계림농장 대표는 ‘씨수소 개량방향’이란 주제 발표에서 ‘중장기 가축 개량 목표’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최근 10년간 생체중·도체중·등지방두께·등심단면적 등 연간개량량 분석 결과를 토대로 생산성을 증진하는 방향으로 개량 목표를 확고하게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작금의 씨수소 개량 방향이 경락값을 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했다. 김 대표는 “도체중에만 치중한 개량은 수태율 저조, 어미소 유량 부족, 난산과 같은 부작용을 낳을 뿐만 아니라 1차 소비자인 중도매인의 선호도를 반영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분할육 각각에 맞는 육종가치를 고려하는 한편 증체, 육질, 등심육 비중 등의 목표 우선순위에 따라 육종방향을 세분화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김상준 전북 정읍 행복하누 대표는 ‘스마트축산의 혁신’이란 주제 발표에서 “정부가 스마트축산 진입장벽을 낮춰 한우농가가 마주한 고령화, 노동력 부족 등의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스마트축산은 막대한 투자가 선행돼야 하는 만큼 재정 지원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농가가 축사 데이터를 관리·분석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스마트기술 도입을 더디게 하는 각종 규제를 철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본 마츠다가소 공진회’를 견학한 경험을 공유한 박현민 전북 남원 맛디아농장 대표는 한우 수출에 소극적인 정부를 비판했다. 박 대표는 “2024년 한우 수출량은 50t이 채 되지 않는데 일본은 한국보다 200배 많다”면서 “정부가 앞장서 수출에 특화한 처리시설을 세우고, 수출 창구와 수출용 한우고기 브랜드를 단일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등심단면적·근내지방·육색이 경락값 제고 핵심”=한우고기 품질을 끌어올릴 수 있는 선진농가 비법도 공개됐다. 김용기 전남 장성 용성농장 대표는 “보통 근내지방·등심단면적·육색·도체중 순으로 경락값에 영향을 미치는데, 이를 향상하는 쪽으로 농장의 목표를 설정하라”고 조언했다. 가령 생후 8∼13개월령엔 양질의 조사료를 충분히 먹여 등심단면적을 넓히고, 비육 말기 비타민A를 집중적으로 급여해 면역체계와 근내지방도를 개선하는 식이다.

백석환 대전 유성구 석청농장 대표는 소의 행동을 면밀하게 파악하는 것이 동물 복지와 생산성을 향상하는 지름길이라고 밝혔다. 그는 “소는 호기심이 많고 감수성이 높은 데다 기억력도 좋은 편이라 사람과의 교감이 특히 중요한 가축”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송아지 경구 투여 때 30초가량 안정시킨 후 천천히 다가갈 것 ▲밧줄을 이용해 송아지를 잡지 말 것 ▲소의 움직임을 최소화할 수 있는 고정틀을 활용할 것 ▲싸움 방지를 위해 소 합방 시 한방향으로 여러 바퀴를 돌려 힘을 뺄 것 등을 권했다.

전주=이문수 기자 moons@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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