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면 복이와요’ PD의 권유 “준표야, 너 개그맨 한번 해봐”

2025-04-20

6·3 대선주자 탐구

대선주자 탐구-홍준표①

1993년 5월 서울지검(현 서울중앙지검)의 한 검사실에서 장년 남성이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며 목소리를 높였다. ‘슬롯머신 대부’로 불리며 한국의 합법 도박판을 주름잡고 있던 정덕진(당시 52세)이었다. 수의 차림의 그는 많이 약해져 있었다.

며칠 전 막 소환됐을 때만 해도 그는 기고만장했다.

그랬던 그가 구속 수감되고 매일 검찰청에 불려 나와 조사를 받자 조금씩 누그러지기 시작했다. 그 검사 양반, 즉 홍준표 서울지검 강력부 검사(이하 경칭 생략)의 강온양면책이 먹혀들어가고 있었다. 홍준표는 표적을 분명히 밝혔다.

정덕진씨, 내 표적은 당신이 아니오. 당신이 불법으로 슬롯머신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비호해 준 세력들이 목표요. 마음만 먹으면 당신을 오랫동안 감옥에 가둬둘 수도 있지만 나는 그러고 싶지 않소.

흔들리던 정덕진이 힘들었던 어린 시절을 이야기하며 눈물을 흘린 게 바로 그 날이었다. 홍준표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정덕진씨, 정말 힘들게 사셨구려. 그 심정을 내가 모를 거라 생각했소? 그렇지 않소. 나도 얼마나 어렵게 살았는지 아시오?

그는 자신의 힘들었던 어린 시절 이야기를 꺼내놓았다. 두 남성은 외부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공간이라는 사실을 십분 활용해 한동안 함께 눈물을 쏟았다. 눈물이 잦아든 뒤 정덕진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하루이틀만 말미를 주시오.

그로부터 며칠 뒤 그가 결심했다.

내 배후에는 ‘원자탄’이 있었소.

홍준표가 깜짝 놀랐다.

‘원자탄’이라면 바로 그 실세를 말하는 거요? 그 사람?

정덕진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의미심장하게 미소 지었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당신, 그 사람 못 잡아.

들어가며

많은 이가 잊고 있지만,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검사였습니다. 그것도 대단히 훌륭한 검사였습니다. 물론 그에게 검사 이미지는 의미 있게 남아 있지 않습니다. 1995년에 검사직을 떠났으니 어쩌면 자연스러운 평가겠죠. 그는 이미 검사로 살았던 시간(10년)의 3배를 정치인으로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홍준표를 만든 게 그의 검사 경력이었다는 사실 역시 분명합니다. ‘모래시계’ 검사라는 타이틀을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말이죠. 그는 ‘5공 비리’ 수사에 참여하고, 슬롯머신 사건을 파헤친 스타 검사였기에 정치권에 영입돼 ‘정치인 홍준표’가 될 수 있었습니다. ‘대선주자 탐구-홍준표’ 편을 그의 검사 시절 이야기부터 시작하는 이유입니다.

〈이런 내용이 있어요〉

📌 ‘원자탄’은 바로 대통령의 그 사람!

📌 그가 국민학교 다섯 곳 다닌 이유?

📌 의사→군인→검사…그의 꿈 바꾼 결정적 사건

📌 “가난하고 외로운 삼류고 출신”…‘독고다이’ 기질의 배경

📌 “이용식·김병조 동기 될 뻔”…깜짝 반전 이력

하지만 홍준표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재차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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