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디 출신 현직 치과의사 US오픈 본선행 “하늘에서 아버지가 보고 계셨을 것”… 캐머런 영 등 47명 최종예선 통과

2025-06-03

현직 치과의사에서부터 PGA투어 출신 50세 선수, 그리고 17세 아마추어 고교생까지….

오는 12일부터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오크몬트CC에서 열리는 제125회 US오픈에서 자동출전권을 받지 못한 선수들이 도전한 최종예선에서 다양한 경력의 선수들이 본선 티켓 47장을 받아들었다. 지역예선을 거쳐 최종예선에 나선 744명이 지난 3일 미국 전역에서 하루 36홀을 도는 ‘골프에서 가장 긴 하루’를 보낸 결과 도전자의 약 6%만이 뜻을 이뤘다.

예선통과 선수 가운데 가장 큰 감동을 준 주인공은 단연 매트 보그트(미국)다. 캐디출신으로 현직 치과의사인 그는 워싱턴주 와인 밸리GC에서 열린 최종예선에서 8언더파 136타를 기록하며 1위에 올라 이곳에 배정된 티켓 2장중 하나를 거머쥐었다.

보그트의 경력은 특이하다. 피츠버그 인근 철강 도시에서 태어나 이번 US오픈 개최지인 오크몬트 골프장에서 6년간 캐디로 일했고, 버틀러 대학교에서 골프선수로 활약한 뒤 현재는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치과의사로 일하고 있다. 현재 미국 아마추어 골프랭킹 1173위인 선수다.

보그트는 미국 골프채널과의 인터뷰에서 2개월 전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떠올리며 감격에 겨워 말을 잇지 못했다. 모자에 아버지를 기리는 리본을 달고 경기한 그는 “오늘도 아버지가 저를 지켜보고 계셨던 걸 안다. 함께 이 순간을 나누고 싶었지만, 어딘가에서 지켜보고 계셨을 것”이고 말했다.

악명높은 오크몬트 골프 코스를 누구보다 잘 아는 참가자가 된 보그트는 2021년 US아마추어선수권 이후 4년 만에 다시 현장을 찾는다. “그 때 일주일의 모든 순간을 가슴 깊이 새기며 경기하겠다”는 그는 “정말 꿈이 현실이 됐다”며 기뻐했다.

최종예선은 플로리다, 뉴저지, 메릴랜드, 워싱턴 등 10군데에서 펼쳐졌다. 특히 악천후로 4일까지 지연돼 치러진 플로리다 예선에서는 과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뛴 저스틴 힉스(50)가 티켓 3장중 하나를 거머쥐어 눈길을 끌었다. 이곳 예선에서는 PGA투어를 거쳐 현재 LIV골프 소속인 이언 폴터(잉글랜드)의 아들인 루크 폴터가 연장전 끝에 뜻을 이루지 못한게 화제가 됐다.

애틀랜타 예선에서는 17세의 고교생 아마추어 선수인 메이슨 하월이 프로선수들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고 공동선두로 관문을 뚫어 눈길을 끌었다. LIV골프 소속인 마크 리슈먼(호주), 카를로스 오티스(멕시코)도 예선을 통과했다.

가장 치열했던 오하이오주 예선에서는 2022년 PGA투어 신인왕 캐머런 영이 맥스 호마, 리키 파울러(이상 미국) 등을 연장전에서 꺾고 마지막 티켓을 확보했다. 최근 캐디와 헤어진 호마는 홀로 캐디백을 메고 36홀을 도는 ‘고행’을 자처했으나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이로써 올해 US오픈에 참가하는 156명이 모두 확정됐다. 한국선수로는 임성재, 김시우, 안병훈, 김주형이 출전한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