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래 진료비가 10년 동안 113% 급증하며 건강보험 재정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한국인의 외래 이용 횟수는 연간 18회로 OECD 평균 6.5회의 세 배 수준에 이르러, 의료 쇼핑과 중복 진료가 건강보험 지출 증가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다.
보건복지부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민건강보험 외래 진료비는 2015년 24조1533억원에서 2024년 51조5044억원으로 치솟았다. 2.13배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입원 진료비는 20조7169억원에서 2024년 40조7914억원으로 역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총 진료비도 2015년 57조9546억원에서 2024년 116조2509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약국 지출(약제비)도 같은 기간 13조원에서 24조원으로 늘었지만, 증가 속도는 외래에 못 미쳤다.
2025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건통계 공표에 따르면 한국인의 연간 외래 이용 횟수는 2023년 기준 18회다. OECD 평균 6.5회의 세 배에 달한다. 외래 진료비가 입원보다 많다는 점은 일반적이지만, 한국은 이용 빈도가 지나치게 높았다.
한국의 높은 외래 이용 빈도는 OECD 평균을 훨씬 뛰어넘어, 경증 환자의 과잉진료와 의료쇼핑 등 구조적 비효율을 방증한다는 지적이다. 지나치게 잦은 외래 이용은 중복 검사·과잉 진료를 유발해 건강보험 재정을 빠르게 소진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의원급 외래 중심이 아니라 대형병원 외래로 환자가 몰리면서 의료 전달체계가 왜곡되고, 중증 환자 진료에도 부담을 주는 구조적 문제로 이어진다.
국민 1인당 보건의료 지출은 같은 기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2015년 220만원이던 지출은 2024년 412만원으로 증가했다. 구매력평가(PPP) 기준으로도 2539달러에서 4797달러로 89% 급증했다. 같은 기간 OECD 평균은 71% 증가에 그쳐, 한국의 증가 속도가 훨씬 빨랐다.
재정 부담은 사회 전체 복지지출 구조에서도 확인된다. GDP 대비 전체 공공사회보장지출은 2015년 9.1%에서 2022년 16.2%로 급증했는데, 이 가운데 보건 분야는 3.5%에서 5.5%로 비중이 커졌다. 다만 전체 사회지출 대비 보건 부문 비중은 2015년 38.8%에서 2022년 33.9%로 하락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대응 과정에서 실업·가족 정책 지출이 급격히 불어난 영향으로, 보건 지출 절대 규모는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
김미애 의원은 “지출이 어디에 집중되는지 항목별 정밀 분석이 필요하다”면서 “어느 과, 항목에 집중되는지 등을 분석해 건보재정 건전화에 기여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