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2024년 한강 작가가 한국인 최초,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한국문학이 세계문학의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한국문학이 단순히 주목받는 것을 넘어 세계문학의 주요 축으로 자리 잡았음을 확인했다.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인해 한국문학의 독특한 역사적 경험(식민지, 분단, 전쟁, 민주화 등)과 문화를 배경으로 한 서사와 표현 방식이 주목받으며, 기존 문학적 흐름에 새로운 담론을 추가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한국문학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를 비롯해 다양한 작품이 국제상 무대에서 주목받았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학번역원(원장 전수용)에 따르면, 황석영 작가의 '철도원 삼대'가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올라, 한국문학이 세계 3대 문학상인 부커상에 3년 연속 입후보하는 성과를 기록했다. 한강 작가가 몇 년 전 부커상 인터내셔널을 수상하며 국제적 위상을 높였던 점을 고려할 때, 한국 작품이 꾸준히 부커상 무대에 오르는 것은 큰 의미를 가진다.
또한 황보름 작가의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는 일본서점대상 번역소설 부문 1위를 차지하며 일본에서 한국문학의 인기를 입증했다. 김혜순 시인의 시집 '날개 환상통'은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NBCC)을 수상하며 한국 시문학의 독창성과 깊이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이러한 성과는 번역원의 지속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번역원은 해외 출간 지원을 통해 한국문학이 세계로 나아가는 발판을 마련했으며, 특히 가장 많은 해외 출간을 지원한 작가가 '한강'이라는 점에서 그 노력을 확인할 수 있다.
한강 작가의 작품이 부커상 인터내셔널 수상 이후 세계적 주목을 받으며 노벨문학상 수상까지 이어진 것은 번역원의 지원이 한국문학의 국제적 위상 강화에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잘 보여준다. 이러한 해외 번역 및 출간 지원은 한국문학의 확산뿐만 아니라, 해외 문학상 수상이라는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져 한국문학이 세계문학의 주요 축으로 자리 잡는 데 기여했다.
번역원은 노벨상 수상을 계기로 국회에 약 60억 원의 추가 예산을 신청하며 번역가 양성, 해외 출간 지원 등을 확대하려 했다. 그러나 해당 예산은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번역원의 2025년 예산은 기존 정부(안)인 140억원으로 확정 편성됐다.
노벨문학상 수상과 매년 증가 추세인 문학상 수상·입후보 성과가 보여주듯 한국문학은 이제 세계 문학의 판도를 바꾸는 게임체인저로 성장했다. 그러나 이러한 흐름을 지속하려면 정부와 국회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다. 관련 예산이 증가하지 않는다면 현재의 성과가 일회성에 그칠 우려가 있다.
번역원 관계자는 "2024년은 한국문학이 세계문학의 중심으로 도약한 해다. 이제는 제2, 제3의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하기 위한 장기적인 전략과 투자에 집중해야 한다"며 정부와 국회의 지속적인 지원을 당부했다.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