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팝 팬들은 아이돌과 사귄다고 망상한다”라는 뜻을 가진 신조어 ‘델루루(delulu)’가 케임브리지 사전에 새로 등재됐다.
18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케임브리지 대학교가 올해 발간한 사전에 틱톡을 사용하는 젊은 세대가 쓰는 신조어가 다수 등재됐다. 틱톡 세대의 신조어는 ‘델루루’외에도 ‘트래드와이프(tradwife)’, ‘브롤리가키(broligarchy)’ 등이 있다.
델루루는 망상적이라는 뜻의 ‘델루셔널(delusional)’라는 단어에서 유래된 말로, 2010년대 중반 해외 K팝 팬덤 커뮤니티에서 처음 등장했다. K팝 아이돌과 사귈 수 있다고 믿는 팬들 일컬어 ‘델루루’라고 불렀다. 지난해 영국 더타임스 등은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지민과 관련해 “틱톡 사용자들이 지민의 사진을 업로드하고 ‘내 남자친구를 공개한다’고 말하는 델루루가 유행하고 있다”며 “K팝 세계에서 가벼운 방식으로 자주 사용된다”고 보도했다.
본래는 비꼬는 의미를 가진 말이었지만, 최근 들어 틱톡 세대들이 이 말을 자기 확신을 위한 ‘밈’으로도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가령 “나 이번 시험 꼭 붙을 거야, 델루루!”, “그 남자가 나 좋아할 거야, 난 델루루 중이니까” 등의 방식으로 틱톡 세대들이 이 말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트래드 와이프는 전통적이라는 뜻의 ‘트래디셔널(traditional)’과 아내를 뜻하는 ‘와이프(wife)’의 합성어로 ‘전통적 아내’라는 의미다. 한국에서 흔히 사용하는 ‘현모양처’라는 말과 비슷한 뜻을 갖고 있다. 케임브리지 사전에선 “남편이나 아이를 돌보고 집안일에 헌신하는 등 여성의 보수적인 성 역할을 강조하고 그런 모습을 미화해 소셜미디어(SNS)에 올리는 여성 인플루언서”라고 정의하고 있다.

브롤리가키는 형제라는 뜻의 ‘브로(bro)’와 소수의 권력자가 지배하는 과두정치를 뜻하는 단어인 ‘올리가키(oligarchy)’의 합성어로, 소수 남성 권력자 집단이 IT(정보기술) 업계를 좌지우지하는 상황을 비꼬는 말이다. 케임브리지 사전에선 “소수의 남성, 특히 빅테크 기업을 소유하거나 경영하는 부유하고 정치적 영향력을 가진 집단”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등이 브롤리가키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 외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실제로는 일하지 않으면서도 컴퓨터가 작동 중인 것처럼 보이게 하는 장치나 소프트웨어를 뜻하는 ‘마우스 지글러(mouse jiggler)’, 직장에서 두 사람이 서로 도우며 신뢰하는 관계를 일컫는 ‘워크 스파우스(work spouse)’ 등도 올해 케임브리지 사전에 새로 등재됐다고 가디언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