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표적인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인 코스맥스가 단순한 제품 개발·생산을 넘어 브랜딩부터 마케팅까지 담당하는 ‘제조업자브랜드개발생산(OBM)’에 힘을 주고 있다. 과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에서 ODM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기업을 업그레이드했던 것처럼, 이제는 OBM을 통해 또 한번 퀀텀점프에 나서는 모양새다.
3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코스맥스 OBM을 통한 뷰티 브랜드 ‘원더미스(WONDERMIS)’가 출시됐다. 코스맥스가 동남아시아에서 OBM 브랜드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품 개발 및 생산에 그치는 ODM과 달리, OBM은 브랜드 전체를 개발해 고객사에 납품하는 것이 특징이다. 브랜드 아이덴티티(정체성)에서부터 용기 디자인, 제품 설계, 마케팅까지 제공한다.
원더미스는 고기능성 프리미엄 안티에이징(항노화)을 표방하는 뷰티 브랜드다. 레티놀 등과 관련된 코스맥스의 특허 기술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수 천만 명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가진 인도네시아의 유명 연예인과 현지 마케팅 기업이 코스맥스와 협업해 해당 브랜드를 론칭했다. 원더미스는 현재 틱톡숍, 쇼피 등 온라인 중심으로 판매되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중에는 태국에서도 코스맥스 최초의 OBM을 통한 더마 스킨케어 브랜드 ‘유스라보’가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유스라보는 태국 디지털 마케팅 기업의 자체 브랜드(PB) 제품으로, 태국은 물론 아세안 시장 전반을 겨냥할 계획이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올해부터 인도네시아 및 태국 등으로 OBM 서비스 국가를 확대하고 있다”며 “현재 약 30개의 OBM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맥스는 줄곧 OBM 육성 의지를 내비쳐왔다. 이경수 코스맥스그룹 회장은 올 3월 이베이재팬과 함께 개최한 ‘2025 큐텐재팬 K뷰티 메가 컨퍼런스’에서 ‘OBM 지원을 통한 사업영역 확대’를 그룹의 경쟁력으로 꼽으며 “OBM 기업으로 K뷰티 브랜드의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병만 코스맥스 대표도 2022년 “ODM 사업 고도화와 OBM 육성을 통해 미래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겠다”며 OBM 사업을 강조했다. 한 뷰티업계 관계자는 “뷰티 산업이 인디나 인플루언서 브랜드 등을 중심으로 성장하는 만큼 코스맥스는 OBM을 통해 이들과의 협업을 선점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스맥스는 2019년 OBM 진출 이후 2년 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2021년 한국과 중국에서 OBM을 통한 브랜드를 론칭했다. OBM은 서비스 시작과 동시에 매출액이 고공행진하면서 2022년 전년 대비 97%, 2023년 114%, 지난해 127% 증가했다.
지난해까지 코스맥스가 OBM을 통해 론칭한 브랜드는 총 53개에 달한다. 유명 호텔 체인의 자체 어메니티에서부터 유명 테마파크나 박물관의 굿즈 등 영역도 다양하다. 이들이 코스맥스를 찾는 이유는 명확하다. 화장품을 고객들에게 제공하거나 판매하고 싶지만 이와 관련된 역량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해당 기업의 특징과 연관된 특정 향을 반드시 반영해 달라거나 기업의 이미지와 어울리는 라인을 구성해 달라는 등 고객사의 요구사항이 굉장히 다양하다”며 “OBM은 이에 맞춰 브랜드 로고에서부터 이미지, 용기, 디자인, 제품의 라인업 등 원하는 선까지 제안하는 고객 맞춤형 서비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