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을 이해하는 자가 축구를 지배한다… 리버풀의 과학 축구 실험

2025-04-15

리버풀 FC는 수년간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과학적인 접근으로 구단 운영을 해온 팀으로 평가받는다. 그 중심에는 놀랍게도 물리학 박사들이 있다고 글로벌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이 15일 분석했다.

리버풀 리서치 총괄 윌 스피어먼은 하버드대학교에서 입자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인물이다. 그를 영입한 이는 생물물리학 박사 출신의 전임 리서치 디렉터 이안 그레이엄이었다. 클럽 내 동료들도 만만치 않다. 수리통계학 석사 다피드 스틸, 천문학 박사 팀 와스켓 등이 2013년부터 함께 해오고 있다.

리버풀은 내부 인력 외에도 구글 딥마인드와 협업해 코너킥 전략을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하는 등 외부 최첨단 기술과도 연계하고 있다. 최근에는 맨체스터시티 산하 시티풋볼그룹(CFG) AI 총괄이자 축구데이터 디렉터 로리 쇼 박사를 영입하며 분석력 강화에 나섰다. 쇼는 케임브리지대에서 계산천체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하버드, 예일, 영국 정부에서 경력을 쌓은 인물이다.

왜 리버풀은 유독 물리학 박사들을 선호할까. 정답은 축구와 물리학의 ‘공간’에 대한 공통 분모가 있기 때문이다. 스피어먼 박사는 입자 간 상호작용을 공간 속에서 수치화하는 연구를 해왔고, 이를 바탕으로 축구장 위 선수들의 영향력과 공간 장악력을 ‘피치 컨트롤 모델’로 정량화했다. 그는 “22명 선수가 큰 필드 위에서 상호작용하며, 개인의 번뜩임이 경기의 승패를 좌우하는 것이 축구”라고 정의했다.

리버풀 데이터 분석팀은 실제로 무함마드 살라, 사디오 마네, 디오고 조타, 앤디 로버트슨 등 ‘가성비’ 높은 영입을 이끌어낸 주역으로 꼽힌다. 하지만 위르겐 클롭 감독 재임 후반기에는 데이터팀 영향력이 줄었다는 평가도 나왔다. 다윈 누녜스, 코디 각포 등은 감독의 눈에 든 활약을 근거로 한 영입으로, 기존의 분석 중심 체계와는 결이 달랐다. 디애슬레틱은 “클롭의 퇴임과 함께 구단주 펜웨이 스포츠 그룹(FSG)은 다시 방향을 틀고 있다. 전력강화총책으로 돌아온 마이클 에드워즈와 함께, 데이터 기반 철학이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리버풀이 선도한 분석 중심 축구는 이제 잉글랜드 전역으로 확산됐다. 첼시는 최근 바르셀로나와 젤루스 애널리틱스를 거친 하비에르 페르난데스를 영입했고, 아스톤 빌라, 아스널 등도 물리학 박사 또는 AI 전문가들을 핵심 전략 파트에 배치했다. 공간을 이해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수리모델은 입자와 은하계, 그리고 축구장에서도 동일하게 작동한다. 디애슬레틱은 “현재 유럽 축구 현장에서 수많은 박사들이 설계한 알고리즘은 분명히 그라운드를 지배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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