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 대표 룰라 "황제 필요없어"...트럼프 "10% 추가 관세”

2025-07-0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비서방 신흥경제국 연합체인 브릭스(BRICS)의 반미 노선을 문제 삼아 ‘10% 추가 관세’를 경고하자, 브릭스 회원국들이 일제히 반발했다. 회원국은 러시아, 중국, 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이집트, 이란, 인도네시아 등 11개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브릭스의 반미 정책에 동조하는 모든 국가는 10%의 추가 관세를 물게 될 것”이라며 보복 조치를 예고했다. 이는 전날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나온 공동성명에 대한 반발이다. 성명은 ‘무차별적 관세 부과’와 ‘(이란의) 핵시설 공격’ 등을 비판하며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 정책을 겨냥했다.

또 이번 회의에선 지난해에 이어 달러화 대안 및 자체 통화 도입 방안 등도 논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 화상으로 참석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달러 패권을 무너뜨리고 자국 통화 결제를 확대해야 한다”며 “지난해 러시아-브릭스 간 무역의 90%가 자국 통화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브릭스 회원국들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보복 관세 발언에도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주최국인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황제를 원하지 않는다”며 “트럼프는 세상이 변했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직격했다. 세우수 아모링 브라질 대통령실 특보도 “미국의 관세는 제 발에 총을 쏘는 격”이라고 날을 세웠다. 브라질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브라질은 대미 교역에서 400억 헤알(약 10조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재미를 보고 있는 미국이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건 자폭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지난 5월 백악관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개 면박을 받았던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도 “브릭스 참여국을 벌주려는 건 실망스러운 일”이라며 “힘이 곧 정의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 외무부는 “무역 전쟁에는 승자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러시아는 “브릭스 내 (회원국 간) 상호 움직임은 제3국을 겨냥한 적 없다”라는 입장을 각각 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브라질 정세를 공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전 브라질 대통령)는 국민을 위해 싸운 죄밖에 없다”며 공개적으로 옹호했다. 또 그를 둘러싼 브라질 정부의 사법 절차는 “마녀사냥”이라고도 저격했다.

‘남미의 트럼프’로 불리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2022년 대선에서 룰라 대통령에게 패한 뒤, 군부 쿠데타를 통해 권력을 유지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브라질 검찰은 그가 룰라 대통령 암살을 모의하고, 입법·행정·사법 권력을 장악할 비상기구를 계획했다고 밝혔다. 브라질 대법원은 현재 보우소나루의 헌정질서 훼손 여부를 직접 심리 중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개입에 룰라 대통령은 즉시 성명을 내고 “브라질 민주주의는 외부의 간섭을 허용하지 않는다”며 정면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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